가득 쌓여있던 연탄 더미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자 선두에 있는 한 장병이 소리쳤다. 13일 동두천의 한 주택가가 파란색 비닐 앞치마를 두른 미군 장병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모두 미 육군 제2보병사단 소속 장병들. 이날 미군 장병들은 도움이 필요한 지역 가정에 연탄 배달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모였다.
봉사활동에는 180여 명의 장병들이 참여해 총 아홉 가구에 2500장의 연탄을 배달했다. 간부와 병사 구분 없이 장병들은 길게 줄지어 부지런히 연탄을 날랐다. 장병들은 서로 담소를 나누고 연탄으로 아령을 드는 시늉을 하며 장난을 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연탄이 익숙지 않은 미군 장병들은 생소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검게 변한 손을 털며 한 병사가 옆 사람에게 “이게 도대체 뭐로 만들어진 거야?”라고 묻자 “나도 몰라”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자 건너편 카투사 대원의 설명이 시작됐다. 석탄과 점토를 섞은 연료라는 얘기를 듣자 주변에서 신기하다는 듯 ‘오’ 소리가 들려왔다. 이내 장병들은 다시 묵묵히 연탄을 옆 사람에게 넘겨주기 시작했다.
봉사활동은 한 시간가량 진행된 뒤 종료됐다. 연탄 배달이 모두 끝나자 장병들은 배식 봉사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인근 중식당으로 이동했다.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 병사는 “부대원 모두 힘을 합치니 순식간에 일이 끝났다”라며 “한국에 주둔하는 동안 계속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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