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기현 사퇴 전 만나 “성급하지 마시라 조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13일 21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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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이준석 신당 창당 만류”
이준석 “與잔류 가능성 없어…27일 탈당”

뉴스1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김기현 대표는 명예를 중시하는 분이다. (회동에서) 본인이 굉장히 자리에 집착하는 사람처럼 비치는 상황 자체가 하루라도 지속하면 너무 화가 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이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 뒤 오후에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 전 대표에 이어 김 대표도 대표직에서 중도 하차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회동 뒤 약 3시간 만에 유튜브에 출연에 “(사퇴) 하더라도 모양새가 괜찮아야 하는데,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다가 갑자기 대통령이 출장 갈 때 일 처리를 마치려는 모양새로 가버리면 하나의 관행, 버릇처럼 돼 큰일 난다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대표는 “이미 억울한 일은 당하는 거고 대신 무책임해지진 마시라고 말했다”며 “성급하지 않게 좀 차분하게 생각하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이 끝나기 전 김 대표는 사퇴를 발표했다.

이 전 대표는 비공개 회동 사실을 공개한 것에 대해 “공개하기로 한 것은 김 대표와 공통 의사”라며 “만나고 헤어질 때 김 대표가 ‘가볍게 기자들한테 만났다고 이야기해도 되겠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선 “윤 대통령 의중에 따라 당대표에서 물러나는 심정을 보여주려는는 의도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가 이 전 대표와 만난 사실이 알려지자 “김 대표가 신당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김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와 만나 신당 창당과 관련한 당내 여러 우려사항을 전달했다”며 “이준석 신당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낭설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다. 오히려 오늘 저는 신당 창당을 만류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김 대표 사퇴 뒤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탈당과 신당 창당 작업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KBS 라디오에서 여당 잔류에 대해 “가능성이 없다”며 “아마 27일에 하는 것은 탈당이고 바로 다음 날부터 창당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여당 내부에선 “‘이준석 신당’ 창당으로 보수가 참패하면 이 전 대표가 뒷감당을 하기 어렵다”며 창당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이 전 대표와 만난 한 의원은 “이 전 대표는 여권의 판을 흔들려는 목적으로 신당을 언급하는 것”이라며 “당 지지율이 떨어지면 당이 손을 내밀어 대통합해서 같이 갈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의원도 “당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정치적 공간을 가늠해 보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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