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3일 “국민소득 3만 달러에 걸맞은 정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서예전 ‘스며들다’를 열고 “국민소득에 걸맞지 않은 노사문제와 정치 문화 이런 것들이 잘 바뀔 수 있도록 우리 국민 모두가 합심해 나라 걱정하는 마음으로 잘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이 서예전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회에는 이 전 대통령이 2013년 2월 퇴임 후 10년 동안 쓴 작품 97점이 전시됐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대통령 취임 후 한 달 후 주말이 되니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소위 ‘광우병 사태’가 터졌다”며 “그리고 1년 후 세계금융위기가 닥쳤다. 그때부터 시간 나면 서예를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대통령 재임 당시 벌어졌던 ‘광우병 사태’를 회고하며 교도소 복역 시절 받은 고등학생의 편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한 달 뒤 광우병 사태가 터졌다. 미국 소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이 걸린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광화문광장에 나왔다”며 “나는 직업 정치인도 아니고 기업인 출신이니 광화문에서 냅다 지르면 그 자리에서 내려올 거라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광주의 고등학생이 지난해 12월 ‘초등학교 다닐 때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소고기를 수입해 우리를 다 죽이려고 한다고 생각했고, 선생님이 토요일만 되면 학생들을 광화문까지 데리고 가서 고등학교 때까지 대통령님을 원망했다’는 편지를 보냈다”며 “(그 학생이) ‘이제 모든 걸 깨달았기 때문에 사과의 편지를 쓴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놀랍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그 학생의 편지를 받고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구속 수감됐던 교도소를 ‘오지’라고 말하며 “오지에서 서예를 하면서 마음을 달랬다. 미운 마음이 사랑으로 바뀌고 지금은 따뜻한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도 했다.
이날 서예전 개막식엔 부인 김윤옥 여사와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맹형규 이명박재단 이사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 국민의힘 권성동 윤한홍 조해진 의원 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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