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부산 영도’…이인제 ‘충남 논산’
야, 정동영·박지원·천정배·유성엽 ‘시동’
당 내부 “선거 어려워져”, “박수 못받아”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올드보이’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여야는 이들의 귀환이 달갑지 않은 기류가 역력하다. 중진 불출마·험지출마 등 인적 쇄신을 위한 혁신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올드보이’들의 출마가 자칫 기득권 정치의 회귀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불러올 수 있단 판단 때문이다.
여권에선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이인제 전 의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등이 총선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부산 중·영도구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용퇴했으나, 이번엔 같은 당 지역 의원인 황보승희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무주공산’이 됨에 따라 본인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는 최근 본인의 SNS에서도 이준석 전 대표 탈당 반대와 상향식 공천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활발하게 메시지를 내고 있다.
‘불사조(피닉스)’ 별명을 갖고 있는 이인제 전 의원도 7선에 도전한다. 충남 논산이 고향인 이인제 전 의원은 1948년생으로, 지난 12일 출판기념회를 갖고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번에도 충남 논산·계룡·금산 선거구에서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쳤다. 그는 “다시 일할 기회가 허락된다면 저의 모든 경험과 역량을 불태워 고향과 나라의 발전 그리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할 각오”라고 전했다.
지난 4·15 총선에서 참패한 ‘원죄’가 있는 황교안 전 대표도 총선 출마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고 있다. 그는 14일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출마 의사에 대한 질문에 “저는 나라를 살리고 당을 지키기 위한 모든 걸 다 하려고 한다”며 “대한민국 너무 흔들리고 있다. 대한민국을 살리는 일들을 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하태경 의원은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 전 대표 출마에 대해 “안 나올 것”이라며 “물론 정치가 생물이라서 또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박수 받는 선택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민주당도 올드보이 귀환에 술렁이고 있다. 당 지도부가 중진 용퇴 등 인적 쇄신을 압박 받는 상황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야권에서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천정배 법부무 장관, 유성엽 전 의원 등이 총선 출마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2007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낸 정동영 전 장관은 전주시병 출마로 5선에 도전한다.
정 전 장관은 지난 11일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에 출연해 “지금 우리 사회의 불평등 문제, 반평화 문제와 관련해서 민주당이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있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서 정동영을 전주에서 다시 사용하겠다는 민심이 확인되면 출마할 거이고, 그것이 아니면 나올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고향인 전남 해남·완도·진도에 출마해 5선에 도전한다. 박 전 원장은 “열악한 지방재정에 국비예산 확보가 가장 중요하기에 저의 정치 경험 경륜 인맥을 총동원해 고향 발전에 헌신하겠다”며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오는 16일에는 출판기념회를 열어 본격적인 지지세 결집에 나선다.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전 장관은 광주 서구을에서 7선 도전에 나서며, 지난해 민주당에 복당한 3선 유성엽 전 의원은 전북 정읍·고창에 출마를 선언했다. 이 밖에 5선 출신의 이종걸 전 의원은 서울 종로구에 출사표를 던졌고, 당 대표를 역임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수도권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반응은 싸늘하다. 윤준병 의원은 전날 라디오 ‘노컷뉴스 전북의 오늘’에서 “그냥 선수가 많고 나이가 많으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하는 기대는 여의도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며 “당과 국회에서 제일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은 초선과 재선”이라고 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재 등용을 강조하며 “내외부에서 젊은 인재들을 발굴해 ‘미래의 씨앗이자 희망’이라는 걸 보여줘야 하는데, 올드보이들의 귀환으로 다 채워져 버리면 선거가 정말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 총선기획단은 내년 공천 심사와 경선에서 청년·여성 우대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나 올드보이 용퇴론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장윤미 총선기획단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언젠가 할 것 같은데 오늘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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