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 6대가 14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무단진입해 우리 군이 대응에 나섰다. 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3분~낮 12시 10분까지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4대가 동해 카디즈에 진입 후 이탈했다. 중국은 H 계열의 폭격기, 러시아는 TU 계열의 폭격기로 알려졌다. 두 나라 군용기는 울릉도 북방에서 진입해 독도 동방으로 빠져나갔다. 진입 시간은 약 17분이고,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한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시에 카디즈에 무단 진입한 것은 올해 6월 이후 6개월 만이다.
군 당국은 “우리 군은 중국,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 이전부터 식별했다”면서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상황을 대비한 전술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으로, 주권이 적용되는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하지만 타국 군용기는 해당 국가의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기 전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시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이다.
2019년부터 중국과 러시아는 연합훈련을 내세워 매년 1, 2차례 동시에 군용기를 카디즈에 무단 진입시키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군용기가 카디즈에서 이탈한 뒤 중국 측에 직통망으로 사전 통보 없는 무단 진입에 항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와는 직통망이 없어 이번 사태와 관련한 소통은 하지 못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역내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 러는 한반도 주변에서 군사 활동을 늘리고 있다. 이번 카디즈 무단 진입도 한미일 3국의 군사공조를 겨냥해 노골적인 무력시위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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