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연일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에 무게를 실는 가운데 14일 비공개로 진행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병립형에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당 일각에선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되 아예 위성정당을 만들자”는 의견도 나왔다. 총선이 가까워지자 지난 총선 때처럼 민주당도 직접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본격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
고민정 최고위원은 14일 페이스북에 “병립형 회귀에 반대한다”며 “연동형을 지키되 ‘범민주연석회의’에 민주당이 참여해 그들과 연대해야 한다”고 썼다.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되, 위성정당이 난립할 것에 대비해 민주당도 시민사회 등과 함께하는 비례연합정당을 결성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민석 의원도 “국민의힘이 위성정당 방지법을 거부하면 민주당이 참여하는 개혁비례연합을 할 수밖에 없음을 국민께 이해를 구하고 추진하자”고 썼다. 김 의원은 개혁비례연합에 대해 “위성연합, 국민연합, 자매정당 등 비슷한 취지의 다양한 명칭”이라고 부연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2020년 총선 때도 위성정당은 안 만들겠다더니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공식화하자 뒤늦게 못 이기는 척 ‘범민주 비례연합’이란 명칭의 위성정당에 민주당이 참여했던 것과 똑같은 과정을 되풀이하는 것”이란 비판이 나왔다.
친문(친문재인)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 연구원도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당이) 대안을 마련하거나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해 안타깝다”며 당 지도부의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방침을 비판했다. 연구원 이사장인 전해철 의원은 연구원 창립 3주년 기념토론회에서 “정당은 책임 있게 선거제에 대한 입장과 답, 그리고 해결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정치가 발전하려면 정당이 기득권을 내려놔야 하는데, 그 기득권을 내려놓는 걸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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