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IT 인력이 미국 기업에 위장취업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신분을 숨기기 위해 가짜 신원을 이용해 원격근무가 가능한 일자리에 집중적으로 지원했다.
미국의소리(VOA)는 미국 사이버 분석정보 업체 ‘니소스’(Nisos)의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IT 노동자들이 미국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다수의 가짜 온라인 계정이 확인됐다고 15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이번에 드러난 IT 노동자들은 무기 개발 프로그램과 같은 북한 정권의 경제 및 안보 최우선 과제에 자금을 지원하는 주요 수입원을 제공하며 지적 재산권 및 기타 민감한 정보를 북한에 유출할 수 있다”라며 “북한 직원을 고용하는 것은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많은 IT 관련 기업이 직접 대면 고용 방식 대신 온라인 면접을 통한 채용으로 전환하는 추세를 악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모바일 및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과 여러 프로그래밍 언어,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에서 전문가 수준의 역량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며 원격 근무가 가능한 일자리에만 집중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확인이 어려운 다수의 원격 근무 경력을 이력서에 기재하며 경력을 부풀렸고 미국에 거주하는 개인의 신원을 사칭하거나 관련 없는 개인의 공개 프로필에서 이력서 내용을 복사해 신원 확인을 어렵게 했다.
니소스의 조사 결과, 이들 일부는 자신들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고 재택 근무를 선호한다고 밝혔으나 정작 IP 주소는 해외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니소스가 공개한 가짜 계정 ‘부르노 다오’는 자신이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으며 컴퓨터 운영체제 및 블록체인 개발자로 소개하며 다수의 미국 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또 다른 취업 사이트에서는 똑같은 사진과 이력을 가진 사람이 중국 단둥 출신의 ‘웬 징이’란 이름을 사용해 구직 중인 것이 확인됐다.
제니 전 조지타운대 안보신기술센터 연구원은 VOA에 “북한인력의 해외 위장취업이 정권을 위한 자금이나 무기 프로그램에 필요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또 다른 창구가 되고 있다”라며 “코로나 기간 많은 기업이 원격 근무로 전환한 것이 북한의 위장취업 작전 확산에 영향을 끼쳤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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