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판결문에 후보자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는 지적과 관련해 “당시 경제금융비서관이라는 직분에서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했으나 국민 눈높이에서 일부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17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최 후보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과거 미르재단 설립 과정에 책임이 없다고 보느냐는 등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최 후보자는 “당시 경제금융비서관이라는 주어진 직분에서 국정과제 등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나름대로 사명감과 최선의 판단하에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했으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일부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미르재단 설립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후 순환출자 해소에 관한 사안에 대해 조사를 받았으나 위법 사항이 없어 참고인 조사에 그쳤다”며 “앞으로 이런 경험을 계기로 민생 안정과 국민 경제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겸허한 자세로 소신과 원칙에 입각해 더욱 성실히 업무를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최 후보자는 “30년 이상 공직 생활을 하면서 위법하거나 공익이 아닌 특정인의 이익을 위해 업무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고위공무원으로서 ‘윗선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해명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에는 “당시 문화융성이라는 국정과제가 범 정부차원에서 적극 추진되고 있었고 한류와 산업이 연계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어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에 “나름대로 사명감을 갖고 최선의 판단하에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했다”며 “이후 수사와 재판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후보자가 미르재단 설립에 관여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는 “경제수석으로부터 2015년 10월 말로 예정된 중국 총리 방한에 맞춰 한-중 문화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민간 문화재단을 기업들이 만들기로 했고 그 설립 작업을 전국경제인협회(전경련)이 하기로 했으니 실무 지원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단 규모와 출연 기업 등 재단 설립의 큰 틀이 이미 정해진 상황에서 절차 진행 등 실무 사항들을 점검했다”며 “(당시) 경제수석이 설립 초기에는 탄력적인 재단 운영을 위해 운영재산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시해 이런 의견도 전경련 측에 전달하고 최종 판단은 전경련이 하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당시 회의에서 재단 설립을 독촉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한-중 정상회담까지 시간도 촉박해 관련 실무자들과 실무적인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독려한 바 있다”면서도 “(당시 회의는) 이미 재단 설립 규모·출연기업 등은 이미 결정돼 있어서 특정 기업에 출연을 요구하거나 지시하는 회의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시 공정거래위원회를 압박했냐는 질문에 대해선 “상장회사의 대규모 주식 처분은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투자자 보호 대책을 포함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에서 검토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소관 부처인 공정위가 전문성과 소신대로 판단해 처리하도록 의견을 냈고 이는 당시 공정위 부위원장의 법정 진술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당시 부위원장에게) 별도로 특정 안을 언급한 바 없다”며 “부위원장이 전문가이니 소신껏 말해 달라, 기업 편의를 고려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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