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9·19 남북군사합의 전면 파기 직후 공동경비구역(JSA) 재무장에 착수한 가운데 유엔군사령부(UNC)도 JSA 무장화를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9·19합의에 따라 JSA 내 병력 무장이 전면 해제된 지 5년 1개월여 만에 남북이 다시 총구를 맞닥뜨린 상황이 조성된 것.
18일 유엔사는 “북한군의 현 무력 태세를 감안할 때 유엔사는 JSA의 훈련된 경비대원들이 민간인과 군 장병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재무장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면서 “이번 조치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차원에서 취해졌지만 유엔사는 비무장화된 JSA가 더 안전하고 평화롭다는 입장을 한국 정부와 북한군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과거 유엔사와 북한군 합의사항을 이행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04년 JSA 경비 임무는 한국군으로 이양됐지만, JSA경비대대에 대한 지휘통제권은 유엔사가 관할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3일 국방성 명의로 9·19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다. 이어 그 후속조치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철수와 JSA 비무장화 등 남북 합의 사항을 원상 복구했다. 당시 남북은 2018년 10월 25일부로 JSA 남북 초소, 병력, 화기를 모두 철수했다. JSA 내 북측 초소 5곳, 우리 측 초소 4곳이 철수했고 양측 병력과 권총, 소총(AK-47·K-2), 탄약 등의 화기도 JSA 밖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지난달 북측 경비요원들이 권총을 휴대하면서 우리 군의 요청에 따라 유엔사는 이달 초 우리 군 경비요원들의 권총 휴대 등 무장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간 군사적 대치와 별개로 JSA가 남북 간 대화와 긴장완화를 위한 중립 지대라는 입장을 유지하던 유엔사가 JSA 재무장화를 승인한 건 이례적인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통일부는 7월 미군 병사의 무단 월북으로 중단된 판문점 견학을 지난달 22일 재개했다가 북한의 JSA 재무장으로 다시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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