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20일 당내에서 제기되는 ‘86’ (80년대 학번·60년대생) 퇴진론과 관련해 “집단적으로 몰아 ‘퇴출 대상’이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우리들이 과거 군 하나회나 ‘윤석열(대통령) 사단’처럼 우리끼리 모여 ‘한번 해 먹자’ 한 적은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는 과정에 ‘뺄셈 정치’는 안 된다”며 “86세대가 윤석열 정부와 싸우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로 가는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는 86세대 김민석 의원이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한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사쿠라’(변절자)라고 비난했는데, 오히려 86 정치인들이 청산 대상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임 전 실장이 이러한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은 이 전 대표의 탈당 가능성 등으로 당이 분열된 양상을 보이는 데 대해 “본인(이 전 대표)은 충심을 갖고 여러 조언을 했는데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을 떠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를 향해 “모두가 힘을 합하자고 호소하고 자리를 만들어주고 하면 본인도 조금 어깨가 가벼워질 것”이라며 통합 행보를 주문하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 “누가 뭐래도 이 정부 국정운영에 책임이 있는 황태자”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과 밤샘 토론을 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지금이야 따뜻한 품에 있지만 현실 정치가 얼마나 냉혹하고 어려운지 뼈저리게 느끼리라고 본다”며 “한 장관이 국민의힘 선거를 지휘하면 민주당으로서는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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