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가 20일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 남을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그동안 바빴던 중앙당 업무를 내려놓고 울산의 발전과 남구의 미래를 위해 챙겨야 할 일에 더욱 전념하려 한다”고 밝혔다. 당 대표일 때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불출마-험지출마 압박에 대응하지 않았던 김 전 대표가 13일 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뒤 잠행 일주일 만에 자신의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그동안 중앙당 원내대표, 당 대표직을 맡은 탓으로 중앙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울산의 발전과 남구의 일에 더욱 전념하려 한다”며 “이제는 좀 더 자주 뵙고, 더 낮은 자세로 경청하며 당원동지와 시민들의 삶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당대표의 몫이라는 엄중한 책임감으로,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났다”고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울산 남을 지역구에서만 4선을 지냈다.
올해 친윤(친윤석열)계의 대거 지원으로 3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됐던 김 전 대표는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인요한 혁신위 혁신위로부터 불출마-험지 출마 압박을 강하게 받았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날 메시지로 김 전 대표가 지역구 출마에 기울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당내에선 비판이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공천을 받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선 것이란 의심을 사면 그동안 본인이 주장해오던 ‘선당후사’가 빛이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 관계자도 “조만간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들어서면 본격적으로 쇄신과 혁신, 희생이 강조될 텐데 직전까지 당을 이끌던 분이 정반대의 행보를 걸으면 새로운 비대위원장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당내에선 “대표가 아닌 한 명의 지역구 정치인으로 돌아간 것일 뿐”이라는 옹호도 함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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