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등판하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은 검사 재직 당시 대형 비리 사건 수사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그는 초임 검사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내 SK그룹 분식회계 사건, 현대자동차그룹 비자금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했다. 2017년 국정농단 특검 국면 때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 법정에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섰다. 그 이전부터 한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참모 역할을 했다.
법조계에서는 주요 고비 때마다 상부를 설득해 수사를 관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지검 평검사 시절이던 2007년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을 수사하며 총장실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사표를 내겠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 근무 당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도박 사건 수사 때도 수사 외압 논란이 불거졌지만 재청구 끝에 구속시켰다.
한 전 장관은 공사석에서 페리클레스의 지도자론을 종종 인용해 왔다.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능력, 나라를 사랑하고 부패하지 않는 것이 민주정체(民主政體) 지도자에게 필요한 자질’이라는 것이다.
한 전 장관은 술 담배를 안 하고 골프를 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검사 시절 회식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술을 마셔도 한 전 장관은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여의도 정치 문법을 ‘사투리’라고 평가한 한 전 장관이 더불어민주당을 거친 언사로 공격해온 만큼 여야 협치,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비대위원장직을 잘 수행해 낼 수 있을지는 속단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른 해결이 아니라 정치적 소통과 타협도 중요한 상황에서 강한 자기 확신을 가진 한 전 장관이 정치 역량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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