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섭 대통령정책실장은 더불어민주당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를 예고한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 “내년 총선을 겨냥해 흠집 내기를 위한 의도로 만든 법안”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참모가 공개적으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은 처음이다.
이 실장은 24일 KBS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등 이른바 ‘쌍특검’에 대해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대단히 성급한 말일 수 있다”면서도 “총선을 겨냥해 흠집내기를 위한 의도로 만든 법안이 아닌가란 생각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실제 28일 법안이 통과돼 국회에서 정부로 넘어오게 되면 우리가 (거부권 행사에 대한) 입장을 잘 정해서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김건희 특검법이 내년 2월 초부터 4월 총선 직후까지 수사하게 돼 있어 ‘총선용 정쟁 특검’으로 악용하겠다는 야당의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수사 상황을 언론에 공개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총선 기간 내내 여권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판단도 있다.
이에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윤 대통령 일가 심판론에 더욱 불이 붙게 될 것”이라며 특검 수용 압박을 더 높였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후 8개월이란 기한 동안 아무런 협의나 협상도 없이 시간만 끌어오다가 김건희 특검법을 총선 앞으로 닥치게 만든 장본인은 국민의힘”이라고 반박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김건희 방탄’은 윤석열 정권 몰락의 서막을 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전 장관과 국민의힘이) 민심과 정반대 방향으로 질주한다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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