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애기봉 등탑이 있던 자리 인근에서 10여년 만에 대규모 점등 행사가 열렸다. 앞서 2014년 10월 해병대는 서부전선 최전방 경기 김포시 애기봉에 있던 등탑을 43년 만에 철거한 바 있다. 노후화와 북한 위협에 따른 사고 가능성 등이 이유였다. 애기봉 등탑에서 황해도 개풍군 등 북한 지역까지 거리는 불과 1.8km. 그렇다 보니 과거 크리스마스 등을 계기로 애기봉 등탑에 조명 기구를 설치해 ‘트리 점등’ 행사를 할 때마다 북한은 포격 등 군사 공격 위협까지 하며 격렬하게 반발했었다.
이날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서 ‘생태 탐방로 대형트리 점등 행사’가 열렸다. 생태 탐방로 난간 등 시설물과 나무 등에 조명기구를 설치해 오후 6시부터 일제히 점등한 것. 조명은 오후 8시까지 불을 밝히다 소등됐다. 이에 앞서 김포시는 22일 행사 예고 보도자료에서 “애기봉 철탑(등탑) 철거 이후 10년 만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형상화한 점등 행사가 개최된다”면서 “애기봉 성탄 트리는 1971년부터 이어오다 2014년 중단된 바 있다”고 밝혔다.
높이 18m의 애기봉 등탑은 1971년 처음 만들어졌다. 여기에 조명 기구를 설치해 불을 밝힐 때마다 북한은 “대결적인 등탑불 켜는 놀음”, “반공화국 심리 모략전”이라는 등 반발해왔다. 애기봉 등탑에 불을 밝히면 그 불빛이 25km 떨어진 북한 개성 시내에서도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환하다 보니 대북심리전 효과를 우려해 반발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군은 이날 10년 만에 애기봉 일대에서 점등이 이뤄진 만큼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과거엔 해발 155m 애기봉에 설치된 높은 등탑에 크리스마스 트리 형태의 조명을 설치했지만 이번엔 이보다 낮은 지대의 나무 등에 조명이 설치됐다”며 “1, 2시간가량 짧게 점등해 북한을 자극할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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