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늄 추출 등 시설 잇단 움직임
풍계리 핵실험장은 이미 복원 마쳐
美국무부 “영변 시운전, 심각한 우려”
한미 정보 당국이 북한 영변 핵시설 내 부속 시설 가동 등 새로운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 가동 정황을 관측했다고 21일(현지 시간) 밝힌 가운데, 한미 당국도 일부 핵시설 가동 정황을 이미 포착해 감시·추적하고 있다는 것. 정부는 북한 함경북도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관련해선 핵실험이 언제든 가능할 만큼 핵심 시설은 이미 복원이 끝난 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정부 고위 소식통은 “북한의 새 경수로에서 최근 배수가 관찰되는 등 새로운 활동 징후가 포착됐다”면서 “일시적인 현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이 25∼30MW급 경수로를 새로 가동 중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 원자로에서 사용된 연료를 재처리하는 방식으로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생산해온 북한은 그동안 주로 5MW(메가와트)급 원자로를 가동해 왔다. 이 소식통은 또 “특히 영변 핵시설 내 각종 부속 시설들이 비슷한 시기에 연쇄적으로 움직임이 포착되는 상황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도 했다. 원심분리 농축 시설 등 운영 정황이 동시다발적으로 포착된 만큼 추가 활동 징후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풍계리 핵실험장과 관련해서도 소식통은 “이미 주요 시설 복원은 마무리됐다”면서 “몇 가지 보강 작업 등만 거치면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달 국가정보원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에서 북한 풍계리 갱도는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당장 핵실험에 나설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이르면 내년 봄에라도 핵실험 버튼을 누를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선 “요즘 북한은 선거 등 남측의 큰 이벤트 직전 중대 도발을 하는 패턴이 과거보다는 줄었다”면서도 “주목을 끌기 위해 그럴(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IAEA가 밝힌 북한 영변 핵시설 경수로 가동 정황에 대해 “북한의 새로운 경수로 원전 시운전은 안전을 포함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23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IAEA의 감시와 지원이 없으면 (이런 활동은) 북한과 역내, 세계 원자력 산업에 심각한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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