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년 총선에서 개표 사무원이 투표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수(手)개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자개표 뒤 사람이 투표용지를 전수 검사하겠다는 것. 전자개표기(투표지 분류기)가 투표지를 제대로 분류하지 못해 부정선거에 악용된다는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서다. 수개표가 도입되면 개표 과정의 투명성은 높아지겠지만 선거 결과 발표는 다소 늦어질 수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수개표 도입에 대해 내부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조만간 최종 결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표 때 1차로 전자개표기에서 정당, 후보자별로 분류된 투표지를 개표 사무원이 전부 육안으로 다시 확인한 후 심사계수기로 재확인하는 방안이 내부적으로 정해졌다는 것. 지금까진 투표지 분류기로 투표지를 분류한 뒤, 바로 심사계수기로 투표지 개수를 세 왔다.
앞서 선관위는 11월 국민의힘 공정선거제도개선 특별위원회에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제 이를 도입하겠다고 사실상 확정한 것. 선관위는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전자개표기를 거친 무효표가 유효표로 분류되는 영상 등이 퍼지면서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부정선거 의혹이 지속되자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해 왔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지 분류기를 돌린 다음 심사집계부에서 한 번 더 확인한다는 것”이라며 “수개표 과정에 추가로 필요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 인력에 대해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개표 과정에서 투표함과 투표용지에 대한 접근 권한을 공무원에게만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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