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우리 사회의 격에 맞는 명분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이기겠다는 우리의 결심이 오히려 우리를 승리하게 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했다. 전날 본회의에서 ‘쌍특검법(김건희 여사·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을 통과시킨 야당을 겨냥해서는 “총선용 악법을 통과시키는 것에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비대위 첫 회의를 주재해 “우리는 동료 시민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이기기 위해 모였지만 그 과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전략을 다 동원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농구를 빗대어 “두 발 다 떼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플레이한다면 민주당과 다를 게 없어질 것”이라며 “한 발은 반드시 공공선이라는 그리고 공동의 선이라는 명분과 원칙에서 떼지 않겠다는 약속, 피벗플레이(Pivot play)를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당연직인 윤재옥 원내대표와 유의동 정책위의장 외에 임명직 8명의 인선을 전날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29일 오전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원 임명안을 의결했다. 현역의원으로는 김예지 의원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한 위원장은 당연직·지명직 비대위원을 소개하며 “우리가 할 일을 앞장서서 솔선수범해 몸 사리지 말고 하자”고 당부했다.
한 위원장은 구자룡 위원에 대해 “법률가로서 논객으로서 정의와 상식에 기반해서 거짓, 선동, 비상식에 맞서 싸워주실 분”이라고 했다. 김경율 위원을 두고는 “20년 넘게 정치권력, 자본권력을 감시하면서 공익활동에 헌신했다”며 “조국 사태로 드러난 진보의 위선을 통렬하게 지적해왔다”고 했다. 김예지 위원에는 “정치 경험이 없는 저를 잘 이끌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민경우 위원에 대해 “기득권과 싸우려다 누구보다 견고한 기득권층으로 변해버린 운동권의 특권 정치 청산에 앞장서주실 분”이라고 했다. 또 박은식 위원을 두고는 “선거철에만 이야기하고 활용하는 호남이 아니라 진정한 호남의 발전과 미래를 먼저 생각하시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윤도현 위원에 대해선 “청년의 삶을 진짜 청년의 입장에서 나아지게 하는 정책을 제안해 주실 분”이라고 했다.
장서정 위원에는 “두 아이의 어머니로 15년간 일하시면서 겪었던 고충과 어려움을 현명하게 풀어나갈 방법을 모색해주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한지아 위원을 소개하며 “우리당은 어르신을 공경하는 정당이다. 고령화 시대에 어르신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대한민국, 나이 들어가는 것이 두렵지 않은 나라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시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이는 민 위원의 노인 비하 논란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돼 있고 우리끼리 내부 권력에 암투할 시간과 에너지는 없다”며 “그럴 시간과 에너지로 동료 시민들을 위한 좋은 정책을 만들어서 설명하고 상대 당의 왜곡, 선동에 맞서자는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내부에서 궁중암투나 합종연횡(合縱連衡)하듯이 사극 찍고 삼국지 정치하지 말자”며 “사극은 어차피 늘 최수종 씨 것이고, 제갈량은 결국 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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