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쌍특검법(김건희 여사·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이 통과된 지 하루 만이다. 민주당 대표실에서 만난 한 위원장과 이 대표는 ‘김건희특검 대통령은 수용하라’라고 적힌 백드롭 문구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이 여야 대표로서 공식적으로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위원장은 “급작스럽게 취임하게 돼 경황없는 상황에서 말씀을 올렸는데도 흔쾌히 빨리 일정 잡아주셔서 대단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여당과 야당을 이끄는 대표로 다른 점도 분명히 있겠지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공통점을 더 크게 보고 건설적인 대화를 많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오늘은 대표님을 뵈러 온 것이니 대표님 말씀을 더 많이 듣겠다”며 모두발언을 짧게 마쳤다.
이 대표는 한 위원장의 취임을 축하하며 “비록 우리가 다른 입장에 있다고 해도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국민들이 맡긴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 위원장 역시 일국의 집권 여당을 대표하는 비대위원장으로 큰 포부도 있을 것이고 계획도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하고자 하는 일들에 대해 민주당은 언제든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여야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민생을 챙기는 일,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일,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 밝게 개척하는 일”이라며 “가치적으로 대립하지 않는 한 하고자 하는 일을 제안해주시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에게 ‘이태원참사 특별법’ 통과를 위한 협력과 전세사기특별법과 관련한 ‘선구제 후구상’에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두 사람은 만남을 앞두고 서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간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 26일 위원장직 수락 연설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을 직격했다. 이튿날에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를 겨냥해 ‘검사를 사칭한 분’이라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29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집권 여당의 대표가 야당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협치는 마인드에 없는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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