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한이 연말 전원회의를 통해 핵·미사일 고도화 방침을 밝히고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는 31일 “정부는 강력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북한의 위협을 압도적으로 억제하고 원칙에 입각한 남북관계 정상화를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또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개발과 인권탄압을 중단하고 비핵화와 민생 개선의 길로 나올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날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결과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상세히 언급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이번 회의에서 주민동원·통제 기조 아래 대남·대외 위기 조성을 통해 체제를 결속하려는 데 방점을 뒀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대남관계를 지난 회의 ‘대적관계’로 규정했다가 이번 회의에선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인 교전국 관계’로 한층 더 적대적인 관계로 정의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대남 적대관계를 강조해 군사력 강화의 명분으로 삼는 한편 내부 결속에 활용할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향후 시기를 저울질하며 전략·전술적 도발을 감행하는 등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를 언급한 만큼 어떤 형식으로든 과시성 도발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는 반미(反美)연대 입장을 유지하면서 정세 변화에 대비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통일부는 분석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반미·반제 연대 기조는 대미 강경 입장을 견지하면서 중·러와의 협력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판단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향후 대미 강경입장과 반미·반제 연대를 견지하면서 국제 정세 변화 기회를 조성할 기회를 엿볼 것이라 예측했다. 특히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도발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봤다.
군사적으로는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한·미에 전가하며 핵무력 등 국방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게 통일부 평가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한미일 협력을 국방력 강화 명분으로 삼으며 핵무력 등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의 진전을 다그쳤다.
통일부는 내년에 김 총비서가 제시한 핵무기 증산, 미사일 생산, 정찰위성 3개 추가 발사, 해군 수중·수상전력 제고, 무인무장장비·전자전수단 개발 등 군사력 제고에 북한이 더욱 매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사회 분야에선 향후 당적 지도, 사회안전기관 및 내각 등 당국의 정치·경제·사회 제 분야 통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인민·청년들의 사상정신 상태의 긍정적 변화’를 선전했지만 내부적으로 사상적 통제는 지속 중이다. 통일부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당의 영도 기능강화, 행정경제 통제 강화는 사회 내 일탈이 발생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분야의 경우 현실적 대안 없이 주민동원 체제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과거와 달리 구체적 지표를 제시하며 성과를 선전했지만 주민들이 체감할 만한 실직적 민생 개선은 미흡했다고 통일부는 평가했다.
통일부는 “내각 중심 경제통제를 고수하는 등 근본적 변화 의지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지속되고 있는 경제난의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러와의 대외경제협력, 국경개방 추진 동향, 제재 우회 시도 움직임은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직·인사면에선 군정지도부장, 군수공업부장이 정치국 위원에 진압하는 등 군 부문 주요 인사의 위상이 강화된 것을 특징으로 꼽았다. 또 당의 영도적 기능 강화 목적으로 당 간부부, 규율조사부, 중앙검찰소장 등 인선을 단행한 데 주목했다. 통일부는 이를 통해 북한이 당적 통제·관리 강화 기조를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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