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정부, 대한민국 고사시켜…칼로 죽이는 것과 차이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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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일 신년사에서 “윤석열 정권은 야당파괴와 국회 무시로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정치보복과 독단의 국정운영으로 대한민국을 고사(枯死)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새해 첫날부터 윤석열 정부를 향해 날을 세운 것.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과 신당 창당 공식화로 당 분열 양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 대표는 4·10 총선을 100일 앞둔 이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잇따라 참배하며 당 내 통합 행보에 나섰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크고 단단한 하나가 되겠다”며 “다가올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국민과 나라를 지키겠다”며 지지층을 향해 ‘정부 심판론’을 위해 결집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 2일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부울경 민심 잡기에 나선다.



● 李, 尹 주재 신년인사회 불참도 검토

이 대표는 이날 신년사에서 “맹자는 ‘칼로 사람을 죽이는 것과 잘못된 통치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차이가 없다’고 했다”며 “치솟는 물가와 금리로 민생경제는 파탄지경이다. 취약계층은 물론, 청년·노인·자영업자·직장인 모두가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당 신년인사회에서도 “물가가 오르지 않도록 노력하거나, 오른 물가에 국민이 적응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해나가는 게 정치의 몫”이라며 “물가가 많이 올랐으니까 아껴써라, 난방비 부담되면 덜 써라 이건 대책이 아니다. 그건 방관자가 하는 말”이라고 윤석열 정부를 직격했다. 이어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모든 권력은 오로지 국민을 향해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 관계자는 “윤석열 정권 집권 3년 차에 열리는 총선인 만큼 ‘정권 심판’이 키워드”라며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정부를 강하게 비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 신년인사회에 불참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이 지난달 28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방침을 밝힌 데 따른 항의의 표시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에서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너무 명확한 입장을 밝힌 부분이 굉장히 실망스럽기 때문에 신년인사회 참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당 내)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 “크고 단단한 하나될 것” 통합 강조

당 지도부는 이날 일제히 통합과 단합도 주문했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과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의원들의 거취 결단이 임박한 가운데 총선 승리를 위한 통합을 강조하면서 신당 동력을 약화시키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신년사에서 “국민 삶을 지키기 위해 민주당은 어느 때보다 크고 단단한 하나가 되겠다”고 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당 신년인사회 인사말에서 “어떤 형태도 분열이나 당의 혼란은 도움되지 않는다”며 “지금이야 말로 하나된 힘, 통합된 힘으로 내년 총선으로 나아가는 것이 용기있는 태도이고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자세”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립서울현충원 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았다. 민주당 지도부는 2022년부터 3년째 새해 첫 일정으로 부산 경남 지역을 찾으며 총선 민심 다지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와 지도부는 참배 후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도 예방했다. 이 자리에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친문(친문재인)계 전해철 의원도 함께 했다. 이 대표는 2일에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당 통합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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