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3일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퇴한 민경우 전 비대위원의 ‘노인 비하’ 발언을 사과하며 “어르신들께 정말 더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대한노인회에서 김호일 회장을 만나 민 전 위원의 노인 비하 발언을 재차 사과했다. 한 위원장은 논란이 불거진 뒤 김 회장에게 전화로 한 차례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격식을 갖춰 사과하기 위해 직접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정당이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그럴 거다”며 “더 그럴 것이라고 분명히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어 “처음 출범 과정에서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 다 제 책임이다. 죄송하다”며 “구성원 모두가 더 마음을 가다듬고, 더 언행을 신중하게 하고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을 말로만이 아닌 실천하도록 며칠 전 지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어르신들께 정말 더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한 위원장에게 “어찌 그런 사람을 뽑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재빠르게 수습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 김 회장은 또 ‘노인 폄하’ 논란이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전 혁신위원장을 언급하며 “김은경(위원장)도 여기 3~4일 만에 와서 혼났다”며 “이재명(대표)도 사과하러 온다더니 결국 오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내가 성명을 내니까 하루 만에 (민 전 위원을) 해촉하고 대응하는 게 확실히 다르구나, 국민의힘이 희망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저희가 당내외의 외부 단체를 방문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며 “정치에서는 처음이라는 것에 의미를 많이 부여하더라”고 했다. 이어 노인회 방문에 대해 “저희가 부족했던 것에 대해서 사과드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산업화를 일궈내신 여러분들에 대한 존중과 존경의 마음을 표시하는 것이 제 정치의 첫 출발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저는 잘 못된 것 있으면 밍기적거리지 않고 바로바로 바로잡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민 전 위원은 한 위원장이 직접 인선한 국민의힘 지명직 비대위원에 포함됐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한 토론회에서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 빨리빨리 돌아가셔야”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노인회 반발이 거세지자 민 전 위원은 비대위원으로 공식 임명된지 하루 만인 지난달 30일 사퇴했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제 과거 발언에 대한 논란 때문에 비대위의 출발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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