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은 교전국” 선언한 北, 선전매체에서 ‘민족’ 색 지우기 개편 단행

  • 뉴스1
  • 입력 2024년 1월 4일 1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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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에서 ‘통일은 우리 민족끼리’ 코너가 사라졌다. 위가 개편 전, 아래가 개편 후. (우리민족끼리 갈무리)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에서 ‘통일은 우리 민족끼리’ 코너가 사라졌다. 위가 개편 전, 아래가 개편 후. (우리민족끼리 갈무리)
남북관계를 ‘교전국’, ‘적대적 두 국가’ 등으로 규정하며 대남 노선의 적대적 방향 전환을 선언한 북한이 각종 선전매체에서도 ‘통일’, ‘민족’이라는 개념을 삭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4일 북한의 대표적 선전매체이자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기관지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를 보면 전날까지만 해도 있었던 ‘통일은 우리 민족끼리’라는 코너가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코너는 ‘조선말대사전’으로 대체됐다.

‘통일은 우리 민족끼리’ 코너에는 그간 북한의 통일 정책인 ‘조국통일 3대헌장’을 비롯해 ‘615남북공동선언’, ‘104선언’, ‘판문점선언’, ‘9월평양공동선언’ 등 과거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소개한 글이 게재돼 있었다.

또 홈페이지 상단에 있던 ‘우리민족끼리TV’ 코너도 사라졌다. 여기에서는 남측 소식을 전하는 기사와 영상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다만 홈페이지 하단에 있던 ‘우리민족끼리TV’는 그대로 남아있어 아직 개편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외 선전매체인 ‘려명’ 홈페이지에서도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의 지름길’, ‘6·15 통일시대’ 등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엿볼 수 있는 코너들이 모두 사라졌다.

대외선전매체 ‘려명’ 홈페이지에서 ‘평화와 통일의 지름길,, ’민족의 화해와 단합‘ 등의 코너가 사라졌다. 왼쪽이 개편 후, 오른쪽이 개편 전. (려명 갈무리)
대외선전매체 ‘려명’ 홈페이지에서 ‘평화와 통일의 지름길,, ’민족의 화해와 단합‘ 등의 코너가 사라졌다. 왼쪽이 개편 후, 오른쪽이 개편 전. (려명 갈무리)
앞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달 열린 ‘연말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국가 대 국가’로 대하겠다는 취지의 적대적 노선 전환을 선언하며 대남기구 정리·개편도 지시했다. 북한은 대남기구의 수장이 아니라 국가관계를 다루는 외무성의 최선희 외무상을 중심으로 정리·개편 작업을 개시하기도 했다.

‘조선의 오늘’, ‘메아리’ 등 다른 선전매체들에서는 아직 변화가 파악되지 않지만 대대적인 새 노선이 제시됨에 따라 앞으로 각 홈페이지에서 남북관계나 민족, 통일 등의 개념을 지우는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통일전선부 산하 조직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민족화해협의회의 폐지 또는 축소, 외무성 산하 조직인 ‘조국통일국’으로의 합병 등을 예상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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