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신년 첫 업무보고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시행한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해 “6월까지 한시적으로 금지하고 선거가 끝나면 풀릴 것이라는 분들도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경기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주부·소상공인·청년 등 국민들이 참여해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형식으로 열린 신년 업무보고에서 “공매도는 부작용을 완벽하게 해소할 수 있는 전자 시스템이 확실하게 구축이 될 때 이것을 푸는 것이지, 그게 안 되면 계속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공매도를 금지했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6일부로 증시에 상장된 모든 종목의 공매도 거래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또 윤 대통령은 “재임 중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늘리겠다”며 “앞으로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R&D 투자가 국민경제를 살찌우는 방향으로 효과를 발휘하도록 과감하게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R&D 예산 확대를 공식 행사에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경남 창원시에서 자동차 중소부품회사를 운영하는 한 사업가가 윤 대통령에게 “R&D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한 데 대한 화답이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정부와 국민 사이에 핵이 터져도 깨지지 않을 만한 아주 두툼한 콘크리트 벽이 있다. 그것을 깨야 한다”며 소통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거시 (경제) 지표는 좋은데 (국민이) 아직 이것을 느끼지 못한다면 현장에서 알뜰하고 세심한 정책 집행 배려가 좀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역할을 크게 두 가지”라며 “첫 번째로 국민경제 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국민들이 느끼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측면에서 국민의 자유선택을 저해하는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해 업무보고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부처별로 개최한 지난해와 달리 민생 주제별로 다양한 정책 현장을 찾아 윤 대통령이 국민, 전문가와 토론하는 방식으로 개최된다. 이날 토론회가 열린 용인은 앞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예정지며, 중소기업인력개발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을 상징하는 의미가 담겼다. 중소기업인, 개인투자자, 소상공인, 용인시 주민 등 국민 70여 명이 현장에서, 온라인으로도 국민 60여 명이 참석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수백억 원 규모 불법 공매도 정황을 추가로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불법 공매도 조사의) 상당 건에 대해선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국민께 조만간 해당 내용을 설명드리고 공매도 제도 개선에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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