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아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수록하는 것에 대해 적극 찬성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광주시민들에게 부채의식이나 죄책감 대신 내 나라의 민주주의를 지켜주고 물려줬다는 깊은 고마움과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5월의 광주 정신은 어려운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신으로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5·18정신 헌법수록은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에 공개적으로 했던 약속이다. 한 위원장은 “당의 공식입장이 헌법 전문 수록에 단순히 동의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라며 “헌법 개정 절차가 이뤄진다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을 반대하는 세력이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씀드린다. 우리 당은 광주에서, 호남에서 정말 당선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이례적으로 5·18민주묘지보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을 먼저 찾았다. 1929년 광주에서 시작된 학생독립운동을 기리는 곳이다. 한 위원장은 “광주가 가진 레거시(유산)가 꼭 5·18만이 아니라 광주학생운동도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기리고 싶었다”며 “정치를 시작하는데 있어서 본받아야겠다는 마음으로 먼저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광주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저처럼 197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들은 산업화 민주화의 고통스러운 격랑의 시기 이후에 성인이 돼 그 결실만을 누렸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86세대(1960년대생, 1980년대 학번)의 시선이 아닌 X세대의 시선으로 광주민주화운동에 감사함을 표하며 다시 한번 정치 세대교체 차별화에 나선 것.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선 “지난 정권 때 4번 좌천당했는데, 3번째가 이곳 충북의 진천이었다”고 충북과의 인연을 강조한 뒤 “중도 스윙보터들이 이곳에 많이 계신다고들 하죠. 충북민이 원하는 박력 있고 정교한 정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피습 여파로 이날 광주경찰청이 소속 4개 중대 280여 명을 투입하는 등 경찰 약 400여 명이 한 위원장 동선을 따라 삼엄하게 경호했다. 당원들은 ‘국민의힘’이란 글씨가 적힌 빨간마스크를 쓰고 한 위원장을 에워싸는 방식으로 경호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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