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은 전직 여야 대표들의 신당 창당 성공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한때 여야 사령탑이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치 일선에서 일보 후퇴 뒤 신당 창당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을 90여일 앞두고 여야 전직 대표들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2021년 당시 30대 나이로 국민의힘 초대 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전 대표는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당을 승리로 이끌었다.
20대 남성의 확고한 지지를 등에 업고 화려하게 등판한 이 전 대표는 청년정치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인 동시에 586 정치를 깨는 신호탄이었다.
그러나 2022년 8월 이 전 대표는 이른바 ‘가처분 리스크’로 취임 1년4개월여 만에 불명예 퇴진하며 정계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준석 전 대표 전혀 다른 정치행로를 걸어왔다. 민주당의 뿌리를 지켜온 대표적 정치인 중 한명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이 전 대표는 2020년 8월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민주당 대표에 취임했다.
이 전 대표는 20대 대통령 선거를 1년 앞둔 지난 2021년, 취임 192일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짧은 재임 기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경개혁, 공정경제 3법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전직 여야 사령탑의 공통점이라면 당 내 계파 갈등으로 자의반 타의반 신당 창당에 나선다는 점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대표 시절 윤석열 대통령 및 친윤계와 갈등을 빚었다. 자신의 신당 창당 배경에 대해선 윤 대통령 변화를 조건으로 “이대로 가면 보수 절멸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다.
유력한 야권 대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 역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표에게 당 실책 책임을 물으며 작심 비판을 이어온 이 전 대표는 창당 이유와 관련해 “대안 정치세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결과도 신당 동력에 힘을 더하고 있다. 조선일보와 TV조선이 공동 의뢰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신당이 창당될 경우 총선에서 지지할 정당’을 물은 결과 국민의힘은 28%, 민주당은 25%로 조사됐다. ‘이준석 신당’을 꼽은 응답은 7%, ‘이낙연 신당’은 4%로 집계됐다.
두 전직 대표가 추진 중인 신당은 본격적인 출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의 가칭 ‘개혁신당’에는 전날 오전 기준 총 3만2745명이 입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서울 △경기 △경남 △경북 △대구 △부산 △인천에서 당원 수가 1000명을 넘었다.
개혁신당에는 문병호·안영근 전 의원을 포함한 12명이 전날 합류를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개혁신당은 후속절차를 거쳐 오는 20일까지는 창당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낙연 전 대표는 당초 4일 신당 창당 선언을 목표로 했지만 이재명 대표 피습 사태로 일정을 잠정 연기한 상태다. 총선 시간표를 맞추려면 2월 안에 창당 발기인 대회와 창당대회를 열어야 하기 때문에 다음 달 말에는 창당 작업이 완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제3지대 정당이 양당 체제를 흔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증폭되면서 이준석·이낙연 전 대표의 연대설도 본격적으로 피어오르는 모양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물론 금태섭 전 의원·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새로운선택, 양향자 무소속 의원의 한국의희망 등과의 ‘중도 빅텐트’를 성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전날 CBS 노컷뉴스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낙연 전 총리가 사람들이 가진 고정관념을 깰 정도의 파격을 할 수 있는 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양당이 느슨한 연대로 선거를 치르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2일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여야)양당의 견고한 기득권의 벽을 깨는 일이 손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협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답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