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흘간 최소 350발 포탄 도발
6일엔 연평포격 도발 원점서 발사
“연평 주민 볼모로 긴장 고조 의도”
북한이 5∼7일 사흘 연속으로 서북도서와 인접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다량의 포탄을 쏘는 등 긴장 수위를 고조시키고 있다. 사흘간 북한이 쏜 포탄은 최소 350발이 넘는다. 4군단 예하 수십 문의 방사포와 야포 등이 동원됐다.
북한군이 5일에 쏜 포탄 200발 중 일부는 NLL 북쪽 7km까지 근접했다. 6일 60발의 포격이 이뤄진 개머리 진지는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의 원점이다. 이곳에서 연평도는 직선으로 불과 12km 거리다. 7일 90발 포격도 연평도 북쪽 서해 NLL 이북 해상을 겨냥해 이뤄졌다. 7일 포격 직후 북한군 총참모부는 23문의 해안포를 동원해 88발의 포탄을 쐈다고 발표했다.
군은 5일과 달리 6, 7일 북한군 포격은 남쪽이 아닌 측방이나 북한 내륙 쪽으로 향해 대응사격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 소식통은 “연평도 주민을 볼모로 서해 NLL 일대의 긴장을 최대한 고조시키겠다는 저의”라며 4월 총선을 겨냥한 추가 도발을 우려했다. 서해 NLL뿐만 아니라 지상과 공중에서 연쇄적·동시다발적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7일 담화에서 6일 실제 포를 쏜 게 아니라 발파용 폭약을 이용한 “기만작전”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130mm 해안포 포성을 모의한 발파용 폭약을 60회 터뜨리는 기만작전에 한국군이 속아 거짓을 꾸며댔다”고도 했다.
군은 “남남 갈등을 노린 북한의 저급한 선동이자 상투적 수법”이라고 맞받아쳤다. 군 관계자는 “6일 포탄 궤적 등 포격 상황이 대포병 레이더 등 탐지장비에 포착됐다”며 “우리 군의 탐지능력을 떠보려는 수준 낮은 심리전”이라고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일본 총리에게 ‘각하’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지진 피해에 위로 전문을 보낸 것은 최근 강화된 한미일 삼각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갈라치기 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일본의 대북 적대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한미일 삼각 협력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한미일 3각 공조를 약화시키고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대화 의사를 내비친 일본에 손을 내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납북자 문제 논의를 위한 북-일 간 실무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했지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 간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뜻을 밝혀온 만큼 북-일 간 물밑 접촉이 이어지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