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녹색당·민주노총 등과 선거연합정당을 추진 중인 것에 대해 당 내부에서 비판이 나왔다. 총선을 앞둔 선거연합은 혁신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과 권태홍 전 사무총장, 오현주 전 대변인 등 전현직 당·공직자 20여명은 9일 오전 입장문을 공개하며 “제3지대 대안정당으로 노선 전환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정의당이 오래된 경계와 관성을 넘어 과감한 정치적 확장과 재편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며 “녹색당 등과의 ‘선거연합정당’ 방침은 위기의 본질을 외면하는 미봉책일 뿐, 어떤 혁신의 길도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의 책임 있는 공직, 당직을 맡았던 정치인·활동가로서 대한민국의 제3당이 무책임한 소멸의 길로 치닫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며 “마지막 충정을 담아 잘못된 노선의 폐기와 방향 전환을 촉구한다. 원칙도 명분도 실리도 없는 선거연합정당을 중단하고 한국 정치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정치재편의 길로 나가자”고 제언했다.
이들은 “양당 내부의 균열로 시작된 새로운 정치질서 재편의 움직임을 확고한 ‘다당제 연합정치’로 전환하자”며 “새로운 정치질서는 ‘누구의 신당’과 같은 방법으로 닿을 수 있는 길이 아니다. 분명한 시대정신과 가치, 비전 그리고 불굴의 의지로 도달할 수 있다. 그런 뜻을 함께하는 당원과 시민을 규합하고 조직하는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정의당은 실패했다”며 “오랜 시간 양당 정치의 대안이 되고자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정의당의 실패가 진보 정치의 역사와 성과 그 안의 헌신마저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순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실패 원인은 다양하지만 성찰과 변화를 위해 반드시 짚어야 할 문제들이 있다”며 “동 중심 정의당의 비전과 정책, 실천은 낡았고, 당 정체성을 사회운동 정당으로 규정한 행보가 대중정당 노선으로부터의 이탈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반민주 또는 진보-보수 구도는 결국 양당 정치 강화로 귀결된다”며 “이 오래된 세계관에 갇혀 정당 득표와 비례 의석 획득에만 몰두해온 것이 정츼당 정치전략의 반복된 한계다. 총선 앞두고 또다시 ‘반윤 선거연합’ 같은 과거 구도로 회귀하려는 당 일각의 움직여선 안 된다”고 전했다.
이들은 “미투 운동과 당내 성폭력 사건 등을 계기로 젠더, 페미니즘, 청년 등의 ‘정체성 정치’가 당의 중심 의제와 이슈로 급부상했지만 갈등 해소 방향보다는 갈등을 더 키우는 역효과를 불렀다”며 “사회적 약자와 보편적 공익을 대변하는 당의 이미지가 약화했다”고도 했다.
대안정당의 길에 대해선 “상대가 아닌 미래와 싸우는 정당”이라며 “더 나은 대안을 시민에게 설득하고, 합리적 대안 제시와 토론, 설득으로 양당이 아닌 미래와 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질적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정책과 대안, 경험, 사람을 통해 문제해결형 실용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더 선명하기보다는 더 넓고 유연한 정당으로 최대연합을 지향할 것”이라고 보탰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향하는 정당은 (우리 사회 내) 투명 인간들을 위한 정당이지 투명정당이 아니다”라며 “침몰이 예정된 항로를 벗어나 더 크고 깊은 물을 향해 나아가는 항해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모든 이들의 관심과 동참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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