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출마 방문규 전 장관, 한동훈 위원장과의 사진 적극 활용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 “한동훈, 강승규의 동행에 함께해달라”
4월 치러지는 22대 총선을 80여 일 앞둔 가운데, 친윤(친윤석열) 인사로 분류되던 김용남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정면 비판하며 탈당한 것을 두고 여권 일각이 술렁이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우는 ‘윤석열 마케팅’만으로 총선을 치르는 게 유리한지에 대한 고심도 감지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지난 대선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의 당내 경선 과정에서부터 캠프의 일원으로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한 사람”이라며 “저는 당시 윤 후보가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던 ‘공정과 상식’이 지켜질 것을 믿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도 속고 저도 속았다”며 “저를 더욱 절망하게 한 것은 대통령도 아닌, 대통령의 메신저를 통해 전해지는 지침에 절대 굴복하는 지금의 국민의힘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을 비판하며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이준석 전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신당 합류를 공식화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또 친윤 그룹에서 활동하며 이 전 대표와 각을 세워온 인사이기도 하다.
여권에서는 경기 수원병 출마를 준비 중이던 김 전 의원이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투입에 반발, 일찌감치 탈당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선이 다가올수록 공천을 받기 어려운 인사들이 윤 대통령을 향해 비판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총선을 앞두고 나가고 들어올 수많은 사람 중에 하나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내각과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윤 대통령과의 친분과 대통령실 출신을 앞세우는 전략을 택하면서도 이에 대해 고심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통령실 출신임을 강조하면서도 ‘한동훈 마케팅’을 병행하는 전략이 필수라는 기류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 수행을 긍정 평가한다는 응답은 33%였다. 이는 직전 조사(지난해 12월 12∼14일)의 31%보다 2%포인트 오른 수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대통령실 출신 총선 예비후보는 “출마 지역 등에 따라서 윤 대통령을 내세우는 선거 전략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히 수도권에서는 윤 대통령과의 친분을 보여줄 수 있는 사진도 쓰겠지만,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필수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대통령실 출신 총선 예비후보도 “윤 대통령과 찍은 사진이나 대통령실 출신 경력이 인지도를 높이는 데 분명 도움이 된다”며 “선거가 다가올수록 간판인 한 위원장과의 친분도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병 출마를 준비 중인 방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 커버 사진으로 한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놨다. 방 전 장관은 국민의힘 입당 소식을 알리면서는 한 위원장이 직접 빨간색 재킷을 입혀주는 사진을 활용하기도 했다. 충남 홍성·예산에 총선 출사표를 던진 강승규 전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도 페이스북에 한 위원장이 참석하는 이날 충남 신년인사회에 함께해달라고 당부했다. 강 전 수석은 “한동훈, 강승규의 동행에 함께해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총선은 원래 당을 중심으로 치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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