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대표의 피습과 관련해 실언한 김한규 의원에게 엄중 경고 조처를 내렸다.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들의 요구로 김 의원에 대해 윤리심판원 제소 등 강경 대응 방안도 논의됐으나 일부 최고위원이 반대하면서 징계 수위가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15일 당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김한규 의원 발언과 관련해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엄중 경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1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해 “선혈이 낭자하게 찔러야 지지자들이 좋아하는 정치 문화에 대해 이 대표도 본인이 피해자가 돼 보니 한 번 더 느낀 게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이날 발언은 이 대표가 퇴원하면서 밝힌 ‘적대적 정치문화 종식’ 메시지를 옹호하는 취지에서 나왔지만 피해자인 이 대표를 향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원외 친명(친이재명)계 모임인 ‘민주당 혁신행동’은 김 의원의 발언 당일 성명을 통해 “이 대표를 향해 조롱 섞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극우 유튜버가 아니라 같은 당 의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곤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지경”이라고 비판하는 등 친명계를 중심으로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여론이 들끓었다.
복수의 민주당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12일 비공개 최고위에서 김 의원의 징계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당시 정청래 최고위원 등이 앞장서 김 의원에 대한 강한 징계를 요구했다고 한다. 친명계 지도부도 발언의 심각성을 언급하면서 동조하고 나섰다. 이에 김 의원을 윤리심판원에 제소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으나 일부 최고위원들이 당내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해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열린 15일 최고위에서는 논의 끝에 윤리심판원 제소 대신 최고위 차원의 경고를 의결했다. 한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김 의원이 사과문을 올린 것을 고려해 징계 수위가 낮아졌다”며 “‘엄중 경고’는 윤리심판원 징계와 달리 공천 과정에서는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징계 발표 이후 페이스북에 “부적절한 표현으로 이재명 대표님과 당원, 지지자분들께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발언에 주의하겠다. 죄송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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