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반중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한 결과를 예의주시하며 균형외교 전략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16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정부는 라이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기 위한 대표단 파견 등은 준비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표단 파견 등에 대해) 검토 중인 것이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주타이베이 대표부에서 관련 대응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3일 대만 제16대 총통 선거에서 라이 민주진보당 후보는 친중 성향의 제1야당 허우유이 국민당 후보와 제2야당 커윈저 민중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대만 총통 선거는 양안(중국-대만) 관계, 남중국해 등 예민한 사안과 직결될 수 있기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적인 시선이 집중됐다. 대만의 정권이 변경된다면 우리나라의 대중외교 등 정책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기에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해 왔다.
정부는 대만 총통 선거 이후 ‘하나의 중국’이라는 기존 원칙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중국과는 ‘상호 존중’과 ‘공동 이익’을 토대로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가면서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비롯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는 반대하는 일종의 ‘투트랙 전략’을 유지해 왔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이와 같은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온 바 있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협력 강화 속 중국과도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북한의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견제를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국, 일본, 중국은 올해 서울에서 한일중 정상회의를 추진하는 것도 계속 조율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대만 총통 선거 결과에 따른 긴장감, 공급망 등 여러 사안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러 가지 제반 측면에서 (선거 결과) 영향을 살펴보고 대비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총통 선거 결과를 두고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미국은 대만 총통 선거 이후 비공식 대표단을 파견, 라이 당선인과 접촉했다. 미국이 대만 총통 선거 직후 비공식 대표단을 파견한 것은 차이잉원 총통 당선 직후인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도 대대만 창구 기관인 일본-대만 교류 협회의 오하시 미쓰오 회장이 라이 당선인과 회담을 갖기도 했다.
라이 당선인은 미국 비공식 대표단과 만나 “미국이 대만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보여주고 대만의 민주주의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준 것에 감사하다”며 미국의 계속된 지지를 촉구했다.
중국은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일본, 영국 등 일부 국가가 대만 총통 선거와 관련해 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과 관련해 “중국은 관련 국가가 성명을 통해 선거 결과에 ‘축하한다’고 하는 등 ‘하나의 중국’ 원칙에 반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 강한 불만과 결열한 반대를 표한다”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비공식 대표단이 라이 당선인과 만난 것과 관련해서도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대만 문제에 대해 간섭하는 것을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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