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 행사서
경호원들 의원 입막고 강제퇴장시켜… 야권 “무서워 누가 직언하겠나”
대통령실 “손 놓지않고, 소리질러”
尹 “전북 비약적 발전 직접 챙길것”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만난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를 바꾸라고 요구하다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강 의원은 이날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 입장하는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손을 6, 7초가량 잡고 발언을 이어가던 강 의원은 악수를 마치고 이동하는 윤 대통령을 향해 “이러시면 안 됩니다. 대통령님. 국정 기조를 바꾸셔야 합니다”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강 의원이 발언을 이어가자 경호원 5명이 강 의원의 입, 팔다리, 머리 등 몸을 붙들어 그를 행사장 밖으로 끌어냈다. 실려 나가던 강 의원은 “걸어갈 테니까 놓으라고. 놓으라고. 여기가 대한민국이냐”라고 소리쳤다.
강 의원은 행사장에서 쫓겨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를 바꿔 달라.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해진다’라고 말했을 뿐인데 경호원이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온몸을 들어 행사장 밖으로 내동댕이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호원들이 다시 행사장 안에 들어가려는 나를 막았다”며 “국회의원을 이렇게 사지를 들어 내쫓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야권은 대통령경호처장 파면과 대통령실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국정기조 바꾸라는 말 한마디가 대통령의 심기에 그렇게 거슬렸냐”면서 “이제 무서워서 누가 윤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수 있겠느냐. 대통령 경호처장의 즉각적인 파면을 요구한다”고 했다. 정의당도 “윤석열 정권의 통치가 민주주의가 아닌 독재에 다다르고 있음을 보여준 대국민 폭력사태”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당시 상황이 담긴 30초 분량의 전체 영상을 공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 의원이 (대통령과) 악수할 때 소리를 지르며 대통령의 손을 놔주지 않고 잡은 손을 자기 쪽으로 당기기까지 했다”며 “당연히 경호상의 위해 행위라고 판단될 만한 상황이어서 퇴장 조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호처에서 계속해서 손을 놓으라고 경고했지만 대통령이 지나간 뒤에도 계속 고성을 지르면서 행사를 방해했다”며 “전북을 지역구로 한 제도권 국회의원이 지역의 미래 발전을 얘기하는 자리에서 소동을 벌인 건 금도를 넘어선 일”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 바로 옆에서 상황을 지켜본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전북 전체의 축하 행사 분위기를 깨뜨리고, 정치 선전 선동의 장으로 이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강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출범식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전북은 모든 면에서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전북이 비약적 발전을 이루고 대한민국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직접 꼼꼼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전북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며 “한국의 식량주권에 든든한 거점이 될 농생명 산업지구뿐만 아니라 바이오 융복합 산업, 무인이동체 산업, 이차전지, 국제 K팝 학교를 비롯한 미래 먹거리 산업들을 정부는 전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전북을 방문한 건 지난해 8월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 이후 5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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