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여권 일각에서 김 여사의 사과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19일 “선친과의 인연을 앞세운 의도적 접근”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재작년에 재미교포 목사가 김건희 여사 선친과의 인연을 내세우며 영부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며 “미리 물품을 구입하고, 그 과정을 녹화하는 등 치밀하게 기획해 영부인을 불법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선물은 모두 관련 규정에 따라 관리되고, 보관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 유튜브 채널은 김 여사가 윤 대통령 취임 후인 지난해 9월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 받았다고 보도했다. 최 목사는 해당 영상을 손목시계에 달린 카메라로 촬영했으며 보도한 채널 또한 계획된 촬영이라고 밝히면서 함정 취재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논란이 커지면서 여권에서도 김 여사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하태경·이용호 의원과 김경율 비대위원 등을 중심으로 이같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역 의원으로는 처음 명품가방 논란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하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함정이긴 했지만 부적절했다는 부분은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공인으로서 바람직한 자세”라고 했다.
당내 인사 중 처음 김 여사 문제를 공론화한 김 비대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 출연해 하 의원 의견에 동의를 표하며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만큼 어떤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라도 용서를 구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도 전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의혹에 대해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 문제를 놓고 윤 원내대표와 김 비대위원이 충돌하기도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전날 오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김 여사 의혹을 ‘정치 공작’으로 규정하며, 당 기조와 반대되는 의견을 자제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비대위원은 “수도권과 TK(대구·경북) 출마자의 인식 차이가 있다”고 날을 세웠다. 대구가 지역구인 윤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이같은 취지로 “본질을 알고 발언해달라”고 말한데 대한 반박이다.
김 비대위원은 윤 원내대표 발언에 대해 “수도권과 TK 출마자의 인식 차이”라며 “수도권 출마자는 절박하다. 대응을 제대로 못 하면 총선은 망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비대위원장을 향해 “특정지역과 관련된 발언은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갈라서 지역별로 인식 차이를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해당 의혹을 ‘정치공작’으로 규정한 윤 원내대표에 대해 “제 목소리는 다르지 않다”고 한 뒤 김 여사의 사과 요구와 이를 자제해달라는 요청이 각각 당내에서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 당이 여러가지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고, 거기서 당의 의견을 모아가야 하는 정당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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