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건희 리스크’와 ‘공천 잡음’으로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당 내외에서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한 입장 표명 요구가 이어지고, ‘자객 공천’에 대한 반발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21일 여권에 따르면 최근 당내 일각에선 김 여사의 ‘명품백’ 논란을 두고 한 위원장과 대통령실의 갈등설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명품백 논란을 ‘정치공작’으로 규정했던 한 위원장이 최근 하태경·이용호 의원과 김경율 비대위원 등 수도권 출마자를 중심으로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자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다”며 이전과 온도차를 보이면서다.
여권에선 한 위원장의 변화에 대해 수도권 총선 승리를 위한 정략적 발언이란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지난 19일 “치밀하게 기획된 불법촬영”이라며 이번 논란을 정치공작으로 규정했고, 윤재옥 원내대표 역시 김 여사 의혹을 “정치공작”이라고 정리하면서 한 위원장과 대통령실 간 갈등설이 제기됐다.
한 위원장은 지난 19일 대통령실과의 갈등설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는 문제여서 갈등이라고 할 만한 문제는 없다”며 “윤 원내대표와 제 목소리는 다르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날 윤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했는데, 김 여사 논란에 대한 논의를 통해 갈등설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공천을 둘러싼 논란도 한 위원장의 고민을 더하는 모습이다. 한 위원장은 ‘시스템공천’을 강조하면서 컷오프(공천 배제) 비율을 예상보다 낮은 10%로 정하고, 경선 원칙을 내세웠다. 하지만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행사에서 ‘이재명 저격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소개하고,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 지역구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을 소개하면서 ‘한심’(한동훈 마음) 공천 논란이 제기됐다.
당장 김성동 마포을 당협위원장이 반발하면서 공천 논란은 불거진 상태다. 특히 마포을에서 김 비대위원을 소개한 것을 두고 대통령실에서 우려하고 있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의 공천 특혜 논란 등을 조심하는 상황에서 한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가 당내 공천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실의 전략공천에 대한 반응에 “당이 잘 하겠다”고 답했다.
여권에서는 전략공천 논란이 커질 경우 보수층이 분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3지대인 개혁신당은 공천 작업 이후 여권 인사들의 본격적인 이동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수원에서 영입 인사인 방문규 전 산업통상부 장관을 소개했는데, 이후 이곳에서 출마를 준비하던 김용남 전 의원이 탈당해 개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기기도 했다.
다만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등은 전략공천이 공천 흥행과 총선 승리를 위해 필요하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의 후반기 국정운영을 좌우할 총선 승리를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카드는 모두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경기도 오산, 남양주병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략공천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