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와 관련해 “제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를 받아들였고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왔다”며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디올 백 수수 의혹’을 둘러싼 리스크가 대통령실과의 갈등 원인으로 거론되는데 대해서는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저는 4월 10일 총선이 우리 국민과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정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선민후사(先民後私) 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비대위원장 취임 수락 연설에서도 선민후사를 강조한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우리 당의 변화된 모습을 국민에게 잘 설명 드려 민주당의 이상한 정치와 발목 잡기 형태로 이 나라의 형태가 위협받는 것을 막겠다”고 했다.
사퇴 요구는 대통령실의 과도한 당무 개입이란 비판에 대해 한 위원장은 “평가는 제가 하지 않겠다”며 “그 과정에 대해서는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했다. 당정 관계의 신뢰가 깨졌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여러 시각이 있겠지만 당은 당의 일을 하는 것이고 정은 정의 일을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정치 행태”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한발 물러나야한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그런 평가는 제가 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후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나란히 앉아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윤 원내대표는 전날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에게 ‘사퇴하라’는 윤 대통령의 뜻을 전한 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에게 김 여사의 디올 백 수수 논란 대응에 대한 윤 대통령의 섭섭함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과 윤 원내대표는 회의 시작 전 정적 속에서 서로를 쳐다보지 않은 채 책상만 바라보다가 회의를 진행했다. 한 위원장은 회의에서 국민의힘 박은식 비대위원의 ‘광주 폭동’ 언급 오보와 관련해 “민주당이 바뀌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이제 우리가 바뀔 것이다. 즉각 즉각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기사를 인용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 등을 고발 조치하겠다”고 했다.
또한 한 위원장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북한 도발을 언급하면서 ‘북한의 노력이 폄하되지 않도록’ 이런 표현 썼는데 운동권에서 많이 쓰던 표현”이라며 “어떤 취지에서 이런 표현을 쓰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임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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