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디올백 논란 사과 불가’ 지인에 메시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23일 03시 00분


[尹-한동훈 정면충돌]
“사과하면 野 공격받아 총선 불리”
주변과 특검법 대응 방안 상의도
일각 “尹 ‘정치 시작해 공격받아’ 인식”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자신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에 대해 사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공개 행보를 갖지 않고 있는 김 여사는 논란이 커지자 ‘사과 불가론’이 담긴 텔레그램 메시지를 지인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디올 백 수수 논란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권 내부에서 나오자 ‘사과를 하면 민주당의 공격을 받아 오히려 총선이 불리해질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글을 김 여사가 주변에 보낸 것으로 안다”며 “20일 장예찬 전 최고위원, 21일 국민의힘 이용 의원이 이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의 디올 백 수수 논란은 지난해 11월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가 김 여사를 손목시계에 장착된 몰래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이 영상엔 김 여사가 2022년 9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방북 전력이 있는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 원 상당의 디올 가방을 선물받는 내용이 담겼다. 선물은 ‘서울의소리’ 측이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치밀한 기획 아래 영부인을 불법 촬영한 초유의 사태”라며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선물은 대통령 개인이 수취하는 게 아니라 관련 규정에 따라 국가에 귀속돼 관리, 보관된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최근 ‘김건희 특검법(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 국면에서 대응 방안을 주변인들과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할 만큼 강경한 데는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는 한 위원장과 달리 김 여사가 사과할 수 없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또한 윤 대통령이 평소 가진 김 여사에 대한 인간적인 미안함도 깔려 있다는 게 주변인들의 평가다. 두 사람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를 할 당시 심리적 압박과 불안 속에 김 여사가 유산을 경험했고 이후 자신의 정치 참여로 과도한 공격을 받았다는 게 윤 대통령의 인식”이라고 했다. 김 여사는 앞서 반려견을 키우면서 유산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었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윤 대통령의 장모 최모 씨는 지난해 11월 통장 잔액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징역 1년이 대법원에서 확정됐고, 윤 대통령의 처남 김모 씨는 지난해 7월 경기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됐다. 여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가 진솔하게 입장을 밝히는 건 몰라도 김 여사에게만 사과를 강요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치밀하게 기획된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한 사과가 우선”이라고 했다.

#김건희 여사#디올백 논란#특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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