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이낙연 ‘광주 출마’ 압박…불출마 뜻 접을까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23일 13시 24분


미래대연합 "호남 민심 표류…이낙연 출마해 정면승부해야"
이낙연 "충정에 따른 요구, 주의 깊게 둗고 있" 가능성 열어둬

4·10 총선을 80여일 앞두고 제3지대 신당들이 빅텐트 현실화를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미래(가칭) 창당을 준비 중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 출마 압박을 받고 있다.

이 이원장은 총선 불출마 의사를 수차례 밝혔지만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이원욱·조응천 등 미래대연합 소속 의원은 물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으로부터 광주 출마를 요구받고 있다. 호남은 이 전 대표의 고향이자 전남지사를 지낸 곳이기도 하다.

선거 연대를 위해서는 이들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도 없어 이 전 대표가 총선을 둘러싼 거취를 놓고 어떤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3지대 연대 세력 사이에서 이 전 대표의 ‘호남 출마론’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제3지대 성공을 위해서는 전국적 인지도가 가진 이 전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뿌리이자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 출마해 정면 승부해야 한다는 얘기다.

‘제3지대 빅텐트’ 연대 세력인 ‘미래대연합’은 광주 출마를 공개 제안했다.

이원욱 의원은 “이 전 대표가 광주에 출마해서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사실 뒷방에 가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돌아다닌다고 해서 그게 임팩트를 주는 건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김종민 의원도 “기득권 정치와 한판 붙으란 것이 민심”이라며 “이 민심에 부합하려면 이낙연 전 대표가 광주로 출마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 전 대표의 불출마에 대해 “지금 시점에 도전하지 않으시면 저도 그렇고 국민도 그렇고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출마를 압박했다.

이 대표는 출마 지역구로 호남과 함께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을 꼽았다. 민주당 전현직 대표의 맞대결로 여론의 관심을 끌고 존재감을 입증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호남 민심이 제3지대 신당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지도가 정당 지지도에 크게 못 미쳐 해볼 만하다는 기류도 읽힌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내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으냐는 질문에 이재명 대표는 광주·전라에서 37%의 지지를 얻었고, 민주당의 지지율은 62%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의원은 전날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광주·전남 민심이 아직까지 제3지대 신당에 대해 별로 우호적이지 않다”면서도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지도는 30% 갓 넘는 정도의 수준이다. 굉장히 많은 광주나 호남의 국민이 아직까지는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것이 지표상으로 나타난다”고 풀이했다.

이 전 대표는 이들의 요구를 충정으로 여기고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지난 21일 전주와 광주에서 1박2일 간의 ‘호남 민생투어’를 마친 그는 ‘호남 출마론’을 두고 “주의 깊게 듣고 있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전 대표는 총선 지역구 출마에 대해 “거취에 대해서는 총선 출마할 생각이 없다는 얘기를 오래전부터 해왔다”며 “정치인이 국민 앞에 한 얘기를 쉽게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저희 동지들이 충정으로 저에게 출마를 요구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런 요구를 주의 깊게 듣고 있다 정도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총선 출마 후 낙선하면 정치적 타격이 커서 불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며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국회의원을 사퇴하면서 국민께 약속해 드렸던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사퇴했다. 그런 처지에 다시 출마한다는 것은 명분이 서질 않는다. 그것 때문”이라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대선주자이기 때문에 이번 총선은 건너뛰고 제3지대 통합을 위해 막후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제3지대의 성공 여부가 빅텐트 성사에 달려있기 때문에 어찌 됐든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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