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일본 군마(群馬)현의 강제동원 조선인 추도비가 철거 위기에 처한 데 대해 “이번 사안이 양국 간 우호관계를 저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한일 간에 필요한 소통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도쿄신문 등 외신은 군마현 당국이 조선인 추도비를 지난달까지 철거해 달라는 요구에 시민단체가 응하지 않자 대신 철거한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이 추도비는 일본 시민단체 ‘군마 평화유족회’가 한반도와 일본 간 역사를 이해하고 양측 우호를 증진하기 위해 2004년 4월 군마현 다카사키시 소재 현립 공원인 ‘군마의 숲’에 설치했다.
비석 앞면에는 ‘기억 반성 그리고 우호’라는 문구가 한국어·일본어·영어로 적혀 있고, 뒷면에는 “조선인에게 큰 손해와 고통을 준 역사의 사실을 깊이 반성,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표명한다”고 쓰여 있다. 군마현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6000여명이 동원돼 노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마현 당국은 2014년 이 추도비 앞에서 열린 집회 참석자들의 발언이 정치적이라면서 설치 허가 갱신을 거부했다. 이에 시민단체가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일본 최고재판소는 2022년 불허한 지자체의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확정했다.
시민단체는 지난해 10월 불허가 처분 취소 요구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고, 이달에는 군마현의 비석 철거 절차를 멈춰 달라는 또 다른 소송을 제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