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채 “배현진 의원이죠” 확인뒤 18초간 15차례 돌로 내리쳐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25일 21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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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의원 피습

(CCTV 화면 캡처)
(CCTV 화면 캡처)
25일 오후 5시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상가 건물 1층 로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회색 비니(모자)를 쓴 중학교 2학년생 A 군이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에게 다가가 무언가 말을 걸었다. 배 의원이 웃으며 응대한 뒤 돌아서서 걸어가려 하자 A 군은 배 의원에게 달려들어 손에 든 돌로 배 의원의 뒤통수를 때리기 시작했다. 기습당한 배 의원이 쓰러진 채 팔을 휘저으며 저항했지만 A 군은 멈추지 않았고, 한 차례 돌을 떨어뜨린 뒤 다시 주워 배 의원을 공격했다. 같은 건물 내 식당 종업원과 배 의원의 수행비서가 A 군을 만류하기 전까지 A 군은 배 의원을 총 18초간 15차례 내리쳤다. 건물 내 폐쇄회로(CC)TV에 담긴 배 의원 습격 장면이다.

● 범행 약 30분 전부터 주변 배회… “계획 범행 여부 조사”
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배 의원은 119 신고 3분 만인 오후 5시 16분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의 응급처치를 받고 구급차에 실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A 군은 오후 5시 26분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A 군은 범행하기 약 30분 전인 오후 4시 35분경 인근 건물에 설치된 CCTV에 처음 포착됐다. A 군은 사건이 발생한 건물 안쪽을 바라보며 주변을 서성이다가 4시 38분경 해당 건물에 한 차례 들어갔다가 12초 만에 나왔다. 그리고 4시 49분에 다시 건물에 들어갔다.

(CCTV 화면 캡처)
(CCTV 화면 캡처)

A 군은 강남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군이 해당 건물을 찾은 계기와 범행한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경찰은 A 군이 범행하기 전에 배 의원을 불러 세워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죠”라며 두 차례 신분을 확인한 점, 해당 건물이 고급 레스토랑과 메이크업숍, 미용실 등이 있어 10대 학생이 개인 목적으로 방문할 일이 없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계획 범행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A 군은 체포 당시 “내 나이는 15세”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세라면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은 아니다. 만 14세 이상∼19세 미만 범죄자는 ‘범죄소년’이라 하는데,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면 성인과 동일하게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습격범이 정신이 이상해 보인다’고 내부에 보고했다. 경찰은 A 군의 정확한 정신질환 치료 이력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 머리 1cm 찢어져 응급수술… “생명엔 지장 없어”
배 의원은 오후 5시 50분경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도착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한 뒤 찢어진 부위를 봉합하는 응급수술을 받았다. 현재 의식이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수술을 맡은 박석규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브리핑을 통해 “두부 열상 1cm에 대해서는 스테이플러로 1차 봉합했다”며 “눈 주위 예리한 걸로 긁힌 것 같은 흉터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배 의원의 상태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전했다. 박 교수는 “뒤통수에 부종(부어오름)이 있다. 많이 놀라서 입원 조치했고 병실에서 안정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큰 손상이 있진 않지만 시간이 지나며 지연성 출혈이 있을 수 있어 지켜보고 있다. 골절 소견은 일단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배 의원은 병원에 도착해 ‘머리 뒤를 맞은 뒤 뒤로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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