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잠식한 증오정치]
더불어민주당은 26일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피습 사건과 관련해 “2일 발생한 이재명 대표 흉기 피습 사건에 대한 경찰과 정부의 안이한 대처가 이번 참사를 낳았다”며 ‘경찰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느닷없이 경찰 탓을 하냐”며 “저급한 선동을 멈추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배 의원에 대한 테러는 이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 사건을 축소·왜곡한 경찰의 소극적인 수사가 낳은 참사”라며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 대표가 정치테러로 쓰러진 지 3주 만에 끔찍한 참사가 또다시 일어날 수 있는가”라고 했다. 그는 “대낮에 벌어진 야당 대표 피습을 중대범죄로 규정하고 제대로 경각심을 줬다면 지금과 같은 모방범죄가 반복될 수 있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정부·여당과 경찰에서 수사를 정확히 하고 정치 테러범의 얼굴을 공개한 후 단호하게 조치했다면 추가적인 정치테러가 일어났을까에 대한 아쉬움이 든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경찰 책임론’에 집중하는 배경에 대해 한 지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를 펼칠 포인트가 경찰 책임을 묻는 것밖에 없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테러, 폭력을 바라보는 시각도 참 삐뚤어졌다”며 “경찰의 소극적 수사 운운하며 추운 겨울에도 치안 유지를 위해 애쓰는 경찰을 두들겨 패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두가 지혜와 힘을 모을 때인데 배 의원의 쾌유를 기원하며 시작한 민주당의 논평 그 어디에도 ‘쾌유’의 진심이 보이지 않는다”며 “구시화문(口是禍門), 입이 화를 부르는 문이라 했다”고 비판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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