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에서 빙빙돌며 수시로 무게도 변하는 北 화물선…“불법 환적 의심”

  • 뉴스1
  • 입력 2024년 2월 1일 11시 08분


해운정보서비스 ‘마린트래픽’에 나타난 북한 ‘금야호’ 위치.(마린트래픽 홈페이지 갈무리)
해운정보서비스 ‘마린트래픽’에 나타난 북한 ‘금야호’ 위치.(마린트래픽 홈페이지 갈무리)
과거 대북제재를 받았던 북한 선박들이 최근까지 통상 수준 이상의 적재량 변화가 감지되는 등 해상에서 불법 환적을 계속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해운정보서비스 ‘마린트래픽’을 인용해 북한 화물선 금야호가 지난해 11월26일~12월3일 중국 저우산시 성쓰현 인근 해상에 머무는 동안 ‘흘수’의 변화가 11번 나타났다고 1일 보도했다.

흘수란 선박이 물 위에 떠 있을 때 선체가 가라앉는 깊이를 뜻하는 말로, 흘수의 변화는 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이 이뤄졌음을 추정할 수 있는 지표라는 게 RFA의 분석이다.

금야호가 지난해 11월19일 북한 진항을 떠날 당시엔 흘수가 3.1m였는데, 성쓰현 해역에선 4.6m로 깊어졌다. 이동 중 배에 무엇인가 실렸다는 의미다.

또 금야호는 11월28~29일에는 많은 선박이 모여있는 곳에서 벗어나 다소 한적한 남쪽으로 이동하더니 갑자기 빙빙 돌거나 좌우로 방향을 전환하며 의심스러운 항적을 보였다. 30일엔 다시 북쪽으로 이동해 12월3일까지 나흘간 같은 지점에 머무르는 등 정상적인 항로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선박의 흘수 변화가 여러 번 감지됐는데, 12월2일 오후 8시50분쯤(세계표준시 기준)에는 4.6m였던 흘수가 갑자기 11.6m로 깊어졌다가 30분 뒤에는 다시 6.5m로 줄었다. 20분 뒤에는 3.4m로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야호는 목적지를 최소 30번 바꿨는데, 흘수가 변하면 목적지도 변경되는 등 두 현상의 연계성도 짙게 나타났다.

12월5일엔 중국 전장(ZhenJiang)항 ‘ZHE15’ 부두에서 물건을 적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흘수가 4.7m에서 7.2m로 바뀌었으며, 부두를 떠나 상하이항을 거쳐 해주를 향하는 중도 흘수와 목적지가 수시로 변하는 등 잦은 불법 환적 의심 정황을 보였다고 RFA는 전했다.

올해에도 금야호의 수상한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RFA는 이스라엘 해운정보업체 ‘윈드워드’를 인용해 금야호가 지난 17일 자동식별장치를 끄고 자취를 감춘 뒤 25일 중국 인근 해역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때 흘수가 4.6m에서 7.8m로 깊어졌다고 전했다.

북한 화물선 ‘사향산 2호’도 지난 16일 중국 대련항 입항을 앞두고 앞서 해상에서 흘수가 3~5m를 여러차례 오갔고, 항구를 방문해 미상의 물품을 적재한 뒤 북한으로 돌아갈 때 흘수는 6.2m였던 것으로 기록됐다.

RFA는 이밖에 ‘세전봉호’, ‘홍대1호’, ‘진롱’, ‘부양6’ 등 북한의 화물선이 해상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계속 흘수 변화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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