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국 도심 철도 지하화 공약 발표…“여당 약속 아닌 실천해야”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1일 13시 45분


신도림역서 철도 지하화 공약 발표…259km·80조 추산
국민의힘 전날 발표에 “야당 공약 가로채 김 빼” 발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전국 도심의 철도 지하화 공약을 발표했다. 전날 철도 지하화 및 광역급행열차 도입 공약을 내놓은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집권 여당은 약속할 게 아니라 실천하면 된다”고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열린 철도 지하화 공약 발표 간담회에서 “집권 세력은 약속이 아닌 실천에 익숙해야 한다”며 “당장이라도 협조할 테니 공약 경쟁이 아닌 실천 경쟁을 하자”고 밝혔다.

이어 “여당의 약속은 새롭게 권한을 부여받지 않아도 현재 있는 권한으로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며 “지하화도 (여당은) 약속이 아니라 실천하면 된다. 선거에 이기면 하겠다고 하지 말고 지금 하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을 겨냥해 “야당 흠을 잡거나, 흉을 보거나, 헐뜯으면서 갈등을 조장하고, 자꾸 뭐 이런저런 약속을 한다”며 “집권 세력은 이미 가진 권한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야당이 혹시 반대하거나 다른 입장일 경우에는 설득해서 함께 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정상적인 정치의 모습이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하루 먼저 철도 지하화 공약을 내놓은 것에 대한 신경전도 이어졌다.

김성주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여당의 야당 따라 하기가 유행”이라며 “지난번 저출생 공약은 오전 민주당 발표 이후 오후에 여당이 발표했다. 이게 억울했던지 철도 공약은 우리가 상당히 오래전 예고했는데 어제 여당이 수원서 공약을 발표했다”고 직격했다.

이어 “경쟁은 좋다. 그런데 창의적 정책을 여당이 냈으면 좋겠다”며 “야당이 오랫동안 준비했던 거를 가로채거나 김 빼는 것은 좋지 않다”고 발끈했다.

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정책은 철도·광역급행철도(GTX)·도시철도의 도심 구간을 지하화하고, 상부 구간은 통합 개발을 통해 경제성을 확보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우선 철도 지하화의 경우 ▲수도권(경인선·경원선·경의선·경의중앙선·경춘선·경부선) ▲부산(경부선) ▲대전(경부선·호남선) ▲대구(경부선) ▲호남(광주선·전라선) 등 전국을 아우른다.

도시철도는 22대 국회에서 도시철도법 개정을 통해 ▲2호선(신도림~신림, 한양대~잠실, 영등포구청~합정, 신답~성수) ▲3호선(옥수~압구정) ▲4호선(금정~대야미, 상록수~초지, 동작~이촌, 쌍문~당고개) ▲7호선(건대입구~청담) ▲8호선(복정~산성 등 등의 노선 및 구간 지하화를 추진한다.

또 GTX-A(운정~동탄)·GTX-B(인천대 입구~마석)·GTX-C(덕정~수원) 노선 지하화도 추진하고, GTX D·E·F 노선은 제5차 국가철도망계획(2025년 이후)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하화 후 상부 구간은 개발을 통해 환승이 연계된 주거복합 플랫폼, 지역 내 랜드마크를 조성할 방침이다. 사업 촉진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의 비용편익 비율(B/C)을 상향하고, 철도부지를 국가가 출자해 건폐율·용적률 특례를 주는 방안 등 제도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도시철도법·역세권법·도시개발법·국토계획법 등 관련 법 개정도 필요하다.

이개호 당 정책위 의장은 “총연장은 259km 정도로 이 중 80%가 지하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하화 관련 사업비는 km당 4000억원 정도로 전체로 계산하면 80조원 내외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사업비는 민자유치, 국가의 현물출자를 통한 재원 투입 등으로 마련할 수 있다”며 “별도의 예산 투자는 고려하지 않고 민자유치를 통한 사업성 확보를 통해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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