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전투기(KF-21)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된 인도네시아 기술자가 KF-21 기술 자료를 유출하려다 적발됐다.
2일 방사청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은 지난달 KF-21 관련 기술 자료를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넣어 회사 외부로 반출하려다 적발됐다.
인도네시아 기술자가 확보한 자료에는 레이더 등 항공전자장비(항전장비), 시험비행 기술, 개발 과정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과 방첩사 등으로 구성된 조사팀은 이들이 유출하려고 했던 정보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은 현재 출국이 금지된 상태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 1월 KF-21 개발비의 20%인 약 1조 7000억 원을 2026년 6월까지 부담하는 대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고, 전투기 48대를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생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 분담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아 1조 3344억 원 중 1조 561억 원을 미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KF-21 외 다른 전투기 구매계약을 연달아 체결하며 공동 개발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인도네시아 측은 2022년 2월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 42대 구입 계약을 맺었고, 지난해 6월엔 카타르로부터 중고 프랑스산 ‘미라주2000-5’ 전투기 12대를 약 1조 원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측의 이같은 태도와 관련해 “(사업을) 정상적으로 종료하기 위해선 분담금이 납부가 돼야 한다”며 “10월 말까지 2023~25년 3년 기간 동안 (우리가) 믿을 수 있고 실제 실행 가능한 계획을 제출하지 않으면 사업 전반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인도네시아 정부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인도네시아 국방부 기술·국방국장은 한국국제교류재단과 공동 주최한 외교정책공동체 워크숍에서 “무기 구매를 위한 정부 예산 배분이 제한적이어서 거액의 체납이 발생했지만, 한국에 대한 약속은 여전히 우선순위로 남아 있다”며 “미납액의 10% 수준인 1000억여 원을 올해 납부하고, 공동 개발을 지속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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