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통합형비례정당’을 앞세워 야권 위성정당 창당 계획을 공식화하자 “눈뜨고 당할 수 없다”는 이유로 여권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창당 작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매정당인 국민의미래 창당 작업을 설 연휴 직후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은 부정적인 뉘앙스라 자매정당이라 부르는 게 맞는다”는 태도다.
다만 국민의힘과 위성정당 지도부 간 ‘엇박자 리스크’가 불거질 경우 ‘한선교의 난’으로 불린 2020년 21대 총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례대표 명단 번복 사태가 재연될 수 있어 여권은 위성정당 지도부 인선에 고심 중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6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플랜 B’로 사무처 중심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 관계자는 “창당 작업을 최대한 빨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의 시도당 5개 창당과 중앙당 창당 등 실무 작업을 다음 주까지 끝내고 이후 창당 대회를 열어 당 대표 등을 지명할 계획이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어떤 분에게 비례대표 정당 (대표를) 맡길지 비례대표 정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출마 희망자들은 위성정당에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하면서 입당할 예정이다. 당 영입 인사 중 지역구 후보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 탈북자 출신 김금혁 전 국가보훈부 정책보좌관, 박충권 전 현대제철 책임연구원 등이 위성정당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이들은 국민의힘에서 전략공천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도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힘 비례대표를 희망하는 인사를 국민의미래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추후 총선에 불출마하는 현역 의원들을 ‘의원 꿔주기’ 형식으로 위성정당에 입당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4년 전 총선에서 꼼수로 비판받았던 행태다. 비례대표 후보 투표용지에서 앞 기호를 받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국민의힘의 설명이다. 위성정당이 기호 3번을 받으려면 녹색정의당 6석은 물론이고 민주당 위성정당 및 제3지대 정당보다도 현역 의원이 많아야 하기 때문이다.
관건은 위성정당의 지도부에 누구를 인선할 것이냐다. 별도 지도부인 만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소통이 원활한 사람을 인선해야 마찰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장 국민의힘을 탈당해야 하기 때문에 총선에 불출마하거나 컷오프(공천 배제)된 인사가 맡아야 한다. 당내에선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 등이 거론된다.
여당은 비례대표 후보 명단 작성을 주도할 공관위원장 인선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1대 총선 때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 등이 비례대표 명단을 만들었는데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측이 반발해 의결이 무산됐다. 이런 혼란은 미래통합당 참패 요인 중 하나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겠느냐”며 “반면교사 삼아 그런 일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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