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방송된 KBS 특별대담에서 “핵 개발 역량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에 비춰 보면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핵 개발에) 시일이 오래 걸리지 않을 거란 말씀은 드릴 수 있다”면서도 “국가 운영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NPT(핵확산금지조약)를 철저하게 준수하는 게 국익에 더 부합된다”고 밝혔다. NPT 체제는 핵 비보유국이 새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어떤 분들은 한국은 북한처럼 단단한 화강암층이 없어서 지하 핵실험을 하기 어려워 곤란할 것이라고 얘기하는데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우리가 마음 먹으면 (핵 개발에)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결심만 하면 2∼3년 안에 핵무기를 개발, 배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 핵을 개발한다고 하면 아마 북한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경제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선 “올해에도 원래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3국 정상회의처럼 한 번 더 만나기로 했는데 미 대선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제공과 관련해 “(지금은) 핵에 관한 전반적인 프로세스에 참여해 의사결정과 실행을 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선 “북한이 핵을 포기하든 안 하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위해 먼저 인도적인 협력 관계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론 곤란하다”며 “보텀업(상향식) 방식으로 양국 실무자들 간 교류와 논의가 진행되면서 의제도 만들고 거기에 대해 결과를 준비해놓고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는 것. 윤 대통령은 “실무자들의 좀 더 단단한 교류와 논의를 (북한이) 거부하지 않는다면 양측 실무자들 간 (정상회담 관련) 소통과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최근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을 겨냥해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국가라면 핵 개발을 위해, 경제를 파탄 내면서까지 (저렇게) 해선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 않은 세력”이라며 “우리에게 안보 위협·도발을 가할 때 합리적·이성적 판단만 갖고 우리가 준비를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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