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서 金여사 관련 첫 입장표명
“정치공작, 매정하게 못 끊은건 문제”
한동훈 “국민 걱정할 부분 분명 있어”
野 “철저한 수사 바라는 민의에 불통”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방송된 KBS 특별대담에서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에 대해 “시계에 이런 몰카(몰래카메라)까지 들고 와서 했기 때문에 정치공작”이라며 “아내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물리치기 어렵지 않았나 생각되고 하여튼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좀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디올 백 수수 논란에 대해 사과하지는 않았다. 2022년 9월 일어난 김 여사의 디올 백 수수 문제가 지난해 11월 공개되면서 여당의 4월 총선 최대 악재로 부상한 이후 윤 대통령이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문제에 대해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이고 아쉬운 점은 있다”며 “국민들께서는 직접 제 입으로 자세하게 설명해 주기를 바랄 수 있겠지만, 그것이 또 (자세히 설명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부정적인 상황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하여튼 여기에 대해서 좀 오해하거나 불안해하시거나 걱정 끼치는 일이 없도록 분명하게 이제 해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 설치 문제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디올 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이를 예방하는 데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선 “비대위원장 취임 무렵 통화를 좀 했지만 최근에 통화한 적은 없다”며 “총선 끝나고 보자고 했다”고 했다. 이어 “선거 지휘라든지 공천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직접 이렇게 전화를 하면서 하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방송에 앞서 이날 오전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한 위원장은 디올 백 수수 논란에 대해 “전후 과정에서 국민들께서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를 때 한쪽의 생각이 무조건 지배하는 관계가 안 좋은 관계”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을 비판할 때 제기했던 사천(私薦) 논란에는 “정치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이 한 달도 안 돼 집권 여당을 사당화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정치의 신(神)”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 명품 백 수수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뻔뻔한 태도가 암담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대국민 사과와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민의에 대한 대통령의 오만한 불통에 답답함을 누를 수 없다”며 “책임 회피를 위한 ‘몰카 공작’ 주장에 대통령이 동참하다니 기가 막힌다. 반성의 기미조차 찾을 수 없는 태도에서 대통령의 오만이 하늘을 찌름을 보여준다”고 했다.
尹, 디올백에 “정치 공작… 제2부속실 있어도 예방 도움 안돼”
[尹대통령 신년 대담] 디올백 논란 - 對野 관계 “한동훈과는 최근 통화한적 없어… 참모 공천특혜 기대도 말라 했다 이재명 대표와 직접 상대하는건… 집권여당 지도부 무시하는 것”
“시계에다가 이런 몰카(몰래카메라)까지 들고 와서 (촬영을) 했기 때문에 공작이죠.”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녹화 뒤 7일 공개된 KBS 특별대담에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에 대해 “선거를 앞둔 시점에 (해당 일이 있은 지) 1년이 지나 이렇게 터뜨리는 것 자체가 정치 공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치 공작’이라는 표현을 3번 썼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정치 공작이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 안 하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 처신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조금 더 박절하게까지 누구를 대해선 안 되겠지만, 단호할 때는 단호하게, 선을 그을 때는 그어가며 처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민들께서 오해하거나 불안해하거나 걱정 끼치는 일이 없도록 분명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도 했다.
● 尹 “매정하게 못 끊은 게 문제”
윤 대통령은 이날 특별대담에서 김 여사가 가방을 받은 과정에 대해 “일단 용산 관저에 들어가기 전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내부 시스템에 대한 보좌와 통제가 완벽하게 이뤄지기 전인 2022년 9월 일어난 일임을 부각한 것. 그는 “제 아내 사무실이 서초동 아파트 지하 관저에 있다 보니, 검색대를 설치할 수가 없었다. 그걸 설치하면 복도가 막혀 주민들에게 굉장히 불편을 줬기 때문”이라며 “(목사가 작고한 김 여사 부친과의) 친분을 얘기하면서 왔기 때문에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 어렵다. 자꾸 오겠다고 해서 제가 보기에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게 문제라면 문제”라고 했다. 그는 “저 역시도 그럴 때가 많이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에 대해선 “국회에서 선정해서 보내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은 (인사를) 받는 거고, 제가 사람을 뽑고 채용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이걸 갖고 민정수석실이다, 감찰관이다, 제2부속실이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제2부속실 같은 경우는 지금 비서실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또 “저나 제 아내가 앞으로 국민들 걱정 안 하도록 사람 대할 때 좀 더 명확하게 단호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에 대해 “비위나 문제를 사후에 감찰하는 것이지,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 별로 도움은 안 되는 것 같다”며 “제2부속실이 있었더라도 제 아내가 내치지 못해 자꾸 오겠다고 하니 사실상 통보하고 밀고 들어오는 건데 그걸 적절하게 막지 못한다면 2부속실이 있어도 만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부부싸움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안 했다”고 덧붙였다.
● “한동훈에 총선 끝난 뒤 보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논란 해법에 대한 시각차를 나타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관련해 “가까운 사이였지만 총선 끝나고 보자고 했다”며 “본인도 그렇게 하고, 정무수석이 필요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 “(한 위원장과) 최근 통화한 적이 없다. 직접 전화하는 건 우리 한 위원장의 입장이 있어서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과의 갈등 관련 질문에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나 당 대표 위치나 결국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입장”이라며 “사사로운 이런 게 중요하지 않고 그런 걸 앞세워서 어떤 판단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용산 참모들 공천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후광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후광이 있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혜는 아예 기대도 하지 말고 나 자신도 그런 걸 해줄 능력이 안 된다, 공정하게 룰에 따라서 뛰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 여부에 대해선 “우리 당 지도부를 배제한 상태에서 야당 대표를 직접 상대하는 영수회담은 대통령이 집권 여당 지도부를 무시하는 게 될 수 있다”며 “행정부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결심 사항이 필요한 거라든지 그런 단계가 됐을 때 얘기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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