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8일 윤석열 대통령의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과 관련한 언급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비대위원들 사이에선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어제 늦게 (대담이) 끝났고, 저도 (당 입장을) 조율하지 못했다”며 “연탄 봉사가 끝나고 백브리핑을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김경율 비상대책위원도 윤 대통령의 김 여사 언급에 대해 “아쉽다”고 평가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대담을) 안 봤다”며 “자세히 모른다”고 말했다.
보도를 보지 않았냐는 물음엔 “다섯 글자만 드리겠다”며 “대통령께서도 계속 아쉽습니다 했는데, 저도 똑같은 말씀을 반복하겠다. ‘아쉽습니다’”라고 답했다.
박은식 비대위원도 비대위 모두발언에서 “어제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파우치 수수 의혹에 대해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였고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며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질이 저열한 몰카 공작이었을지라도 경호팀에서 걸러졌더라면, 그리고 돌아가신 아버님과의 인간적인 관계를 내세웠을지라도 만남을 거절했더라면, 파우치를 사용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더라도 애초에 단호히 거절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에 대한 국민 여론을 겸허히 수용해 윤 대통령께서 제2부속실 설치, 특별감찰관 제도를 언급하신 만큼 더 이상 정쟁을 지양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KBS ‘특별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을 두고 “(상대가) 시계에 몰카(몰래카메라)까지 들고 와서 했기 때문에 공작”이라고 말했다. 이는 김 여사가 2022년 9월 재미교포 목사라는 최모 씨로부터 명품 가방을 받는 듯한 장면이 지난해 11월 인터넷 매체를 공개된 이후 3개월 만에 윤 대통령의 첫 공식 입장 표명이다.
윤 대통령은 “최 씨가 아내 아버지와 동향이고, 친분을 이야기하러 왔다”며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도 박절하게 대하긴 참 어렵다. (최 씨가) 자꾸 오겠다고 해서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내게 미리 이런 상황을 얘기했더라면, 나는 26년간 사정 업무에 종사했던 DNA가 남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단호하게 대했을 텐데, 아내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물리치기가 어렵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여당에서 이 사안을 정치공작이라고 부르며 김 여사가 공작 희생자가 됐다고 이야기하는 데 동의하느냐’는 앵커 물음에 “시계에다가 몰카까지 들고 와서 이런 걸 했기 때문에 공작”이라며 “또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 이렇게 터트리는 것 자체가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정치공작이라고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 안 하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민들께서 오해하거나 불안해하시거나 걱정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그런 부분들은 분명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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