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해 K-방산 수출을 지원했다. 신 장관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중동 국가들과 우리 기업의 무기체계 계약 추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신 장관은 8일 기자들과 만나 “중동 3개국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각국 국방장관과 방산협력을 포함한 국방분야 협력 전반에 대해 폭넓게 생산적인 회담을 마치고 왔다”라며 “M-SAM2 발표는 시작에 불과하고 더 큰 좋은 성과들이 연이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 장관은 이번 출장 기간 모하메드 빈 무바라크 알 마즈루이 UAE 국방특임장관, 칼리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 압둘라 빈 반다르 알 사우드 사우디 국가방위장관, 타밈 알 싸니 카타르 국왕, 칼리드 빈 모하메드 알 아티야 카타르 부총리 겸 국방장관 등과 만났다.
신 장관은 “이번에 방문한 3개국은 작년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한 국가들로 우리와 모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중요한 우방국들”이라며 “대통령의 중동 국빈방문 이후 국방분야 후속조치를 구체화했다”라고 설명했다.
신 장관은 UAE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무인체계, 사이버, 우주, 과학화훈련 등 영역에서의 국방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미래지향적 국방·방산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신 장관은 “구체적인 무기체계를 말하기 어렵지만 UAE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사업들에 상당히 긍적적인 반응을 보였다”라며 “올해 내로 좋은 성과가 발표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이번 신 장관과 사우디 국방장관과의 회담을 계기로는 지난해 11월 LIG넥스원과 사우디 국방부 간에 체결한 약 32억달러 규모의 국산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궁-Ⅱ’(M-SAM2) 계약 사실이 6일 공개됐다.
신 장관은 “이는 중동지역 내 대규모 방산수출 성과를 공개한 최초 사례로 K-방산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M-SAM2는 지난 2022년 1월 UAE도 약 35억달러 규모의 도입 계약을 맺은 LIG넥스원의 무기체계다. 중동의 유력 국가로 꼽히는 UAE와 사우디가 이 무기를 계약함에 따라 주변 중동국들도 도입을 고려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또한 UAE·사우디가 한국형 미사일방어시스템을 벤치마킹해 개발 중인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등을 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일각엔 국방과학연구소(ADD) 지난달 시험발사한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케이티즘) 개량형의 수출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신 장관은 “요격무기체계를 독자개발한 나라는 미국에 이어 대한민국 밖에 없다”라며 “우리 무기는 계약 과정이 단촐하고 가성비가 높으며, 우리는 현지화에 굉장히 적극적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어서 선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 장관은 또 “한국과, 우리가 무기를 수출해야 하는 국가들은 위협의 성격이 같고, 그에 대한 한국의 노하우를 상당히 배우고 싶어한다”라며 “저와 사우디 국방장관의 회담 이후 많은 사우디 군 관계자들이 (현지 전시회 참여 중인) 우리 방산업체를 집중적으로 방문했다”라고 전했다.
신 장관은 6일엔 카타르 국방장관과 만나 국방협력의 제도적 기반 구축을 위해 장관급 회담 정례화를 골자로 하는 ‘한·카타르 국방협력 공동위원회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신 장관은 “카타르에서도 (방산협력과 관련한) 좋은 신호들이 올해부터 내년에 계속 이어져 나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신 장관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방산수출에 이어 무기체계 공동개발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측은 우리에게 6세대 전투기 개발에 대해 질의했고, 우리 측은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 KF-21 기반의 6세대 전투기를 만들 계획이 있다는 걸 설명했으며, 사우디 측은 이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 리야드에서 사우디 공군 측과 KF-21 사업 관련 정부 대 정부 회의를 가진 바 있다. 이어 이번 신 장관의 방문 계기로 방사청과 사우디 국방부 간의 ‘한-사우디의 중장기적인 방산협력에 대한 양해각서’가 체결됐고, 사우디 방산전시회에선 중동에서 최초로 KF-21의 F414 엔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다만 국방부 관계자는 “사우디가 (6세대 전투기에) 관심을 가진 건 사실이지만 양국이 합의를 한 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사청도 “특정 무기체계의 공동 연구개발 및 생산을 전제로 한 양해각서는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신 장관은 “우리는 중동 지역 국가들과의 방산 협력을 추진하는데 있어 단순한 일회성 판매자-구매자 관계를 넘어 중장기적으로 윈윈하는 동반자 관계를 지향하고 있다”라며 “중동 3개국과의 방산협력은 우리 경제안보 외교의 중요한 한 축으로, 그로부터 오는 실익은 우리 경제의 추가 동력 확보에 큰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