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앓다’ ‘장애가 있다’ 뭐가 맞을까요?”…與, 퀴즈쇼 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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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2월 19일 1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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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김예지 비대위원과 함께 참석 하고 있다. 2024.2.15.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김예지 비대위원과 함께 참석 하고 있다. 2024.2.15. 뉴스1
“한동훈 위원장님. ‘장애를 앓고 있다’가 맞을까요, ‘장애가 있다’가 맞을까요?”

시각 장애인 피아니스트이자 국민의힘 김예지 비상대책위원의 물음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장애가 있다’가 맞지 않나”라고 답했다. 이에 김 위원은 “정답”이라고 했다.

19일 오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 회의에서는 갑자기 ‘퀴즈쇼’가 펼쳐졌다. 정치권의 언어들이 점점 거칠어지는 것에 경종을 울리고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장애인 등 소수를 향한 혐오·차별적 표현을 다시 한번 생각하자는 취지다.

김 위원은 “22대 총선을 앞두고 혐오 표현이나 차별을 조장하는 표현, 잘못된 비유 등 일부 정치인들의 막말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며 “막말이나 차별 조장 표현들은 강성 지지층 입맛에 맞아서 (이들을) 선동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누군가에겐 이런 것들이 굉장한 차별 조장될 뿐만 아니라 상처로 남을 수 있다”며 “언어는 정치를 움직이는 힘이다. 정치인은 말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고 갈등을 조정하며 미래를 제시해야 하는 책무를 가진 공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은 비대위 회의에 참석한 위원 등에게 퀴즈를 냈다. 김 위원은 윤재옥 원내대표에게 “원내대표께서는 ‘의회 폭거에 맞서면서도’라는 표현을 안 해 존경하는 의원님 중 한 분”이라며 “우리가 많이 쓰는 말 중 ‘외눈박이 같다’는 말을 많이 쓴다. 바른말로 고쳐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질문을 받은 윤 원내대표는 어려운 듯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에 김 위원은 ‘편협된’이라고 답을 조용히 알려줬고, 윤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이 약간 팁을 주셨는데 ‘편협된’”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은 웃으며 “맞다”고 말했다.

회계사 출신 김경율 비대위원도 질문을 받았다. 김 위원은 “회계와 돈이 연관된 것 같다. ‘눈먼 돈’을 바른말로 고쳐달라”고 했다. 이에 김경율 위원은 난처한 표정으로 “죄송하다. 평소에 많이 쓰는 표현이다. ‘주인 없는 돈’인가”라고 답했고 김 위원은 “출처를 알 수 없는 돈”이라고 고쳐줬다.

김 위원은 마지막으로 구자룡 비대위원을 향해 ‘절름발이 행정’을 바로잡아달라고 했고, 구 비대위원은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고 따로 노는 걸 표현한 것 같다”며 ‘불균형 행정’이라고 답했다. 이에 김 위원은 “그렇다”고 했다.

김 위원은 “은유나 직유를 사용하고자 할 때 원관념과 보조관념에 본인 이름을 넣고 기분이 나쁘지 않으면 쓰셔도 된다. 그런데 껄끄럽다면 절대 쓰면 안 된다”며 “국민의힘은 자기 진영에 안주하면서 상대방을 비난하는데 함몰된 정치,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막말 마케팅을 하는 정치와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앞으로 몇 달 동안 뜨거운 시기가 될 것이다. 사람이 뜨거워지면 말도 세진다”며 “국민의힘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하자는 말씀을 드린다. 저도 김예지 의원님이 말씀하신 걸 항상 마음에 두고 너무 뜨거워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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