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 중 7번 꼴로 지각해도 재외공관 인사평가 최상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0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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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감사원. 뉴스1
서울 종로구 감사원. 뉴스1
주일본 대사관의 관세관 A 씨는 2022년 출근 기록이 확인된 근무일 218일 중 150일을 지각했다. 10번 중 7번을 늦은 것. 그해 특별한 업무 실적도 없었던 A 씨는 상·하반기 업무평가에서 성실성 등 전 항목에서 최고등급(E)과 차상위등급(S)을 받았다.

김의환 주뉴욕총영사는 2022년 하반기에 활동 실적 등도 확인하지 않은 채 주재관 6명 전원에게 E등급을 줬다. 자신이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주재관들의 업무 실적을 잘 모른다”는 게 이유였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이러한 사실이 포함된 ‘재외공관 운영실태 감사 보고서’를 20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14개 공관 소속 주재관 67명에 대한 2022년 업무평가를 확인한 결과, E나 S등급을 받은 주재관이 90%가 넘었다. 감사원은 “중앙 부처가 각 재외공관으로 파견한 주재관에 대한 평가가 형식적이고 관대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적했다. 원 소속 부처가 이러한 평가 결과를 인사관리에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했다.

2021년 중국이 요소 수출 제한조치를 단행하면서 벌어진 ‘요소수 대란’ 당시 주중국 대사관이 중국 당국의 공고를 보고도 그 중요성을 몰라 우리 정부에 보고하지 않았던 사실도 이번 감사에서 드러났다. 주중대사관 소속 관세관 B 씨가 그해 10월 13일 공고를 보고도 이 조치가 국내에 미칠 영향을 알지 못한 채 관세청 등에 보고하지 않았던 것. 대사관은 같은 달 21일 중국 상하이 소재 우리 기업이 요소 수출 제한으로 국내 화물차 운행이 중단될 수 있다는 민원을 제기한 뒤에야 사태를 파악하고 이를 보고했다. 이후 정부의 첫 합동회의는 11월 2일에야 열렸고, 당시 장하성 주중대사의 책임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일부 재외공관이 보안 사고를 겪고도 이를 외교부 보안담당관에 보고하지 않아 보안 공백을 방치한 사실도 이번 감사 결과 확인됐다. 2022년 로마의 주교황청 대사관은 2년 전 미술품, 은식기 등 840만 원가량의 물품을 도난당했다. 주크로아티아 대사관은 공관장 전용 차량을 도둑맞았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들은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총 13건의 위법·부당 사례를 확인하고 외교부에 주재관 활동 기록, 관리와 근무실태 평가를 개선할 것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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