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하위 20%, 비명 대거 포함…비명계 “이재명의 공천 학살”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0일 1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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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4.2.20.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4.2.20. 뉴스1
더불어민주당에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에 친문(친문재인)계를 비롯한 비명(비이재명)계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하위 20%에 포함된 비명계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의 비명계 공천 학살이 현실화됐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당내에선 이들의 추가 탈당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스스로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사당화의 위기에 빠진 민주당을 살리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들면 경선 시 얻은 표의 20%, 그중에서도 하위 10%에 들면 30%를 감산한다. 박 의원은 민주당에 남아 경선을 치르겠다고 밝히며 “민주당을 다시 복원하겠다는 정풍운동의 각오로 오늘의 이 과하지욕(跨下之辱·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을 견디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2022년 대선과 같은 해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와 경쟁했다. 지난해 2월 이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공개 주장한 바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국회(임시회) 2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의정활동 평가에서 현역 하위 10% 통보를 받았지만 당에 남기로 했다. 2024.02.20. 뉴시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국회(임시회) 2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의정활동 평가에서 현역 하위 10% 통보를 받았지만 당에 남기로 했다. 2024.02.20. 뉴시스

박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북을에는 강성 친명계인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과 친명계 원외인 이승훈 예비후보가 출마했다. 국민의당 출신인 이 예비후보는 지난달 이례적으로 탈당 이력자가 받는 25% 감산 페널티를 면제받아 형평성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문재인 청와대 출신 비명계 윤영찬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하위 20%) 말 나오고 있는 분들이 대부분 비명계 아니냐. 사실상 공천 학살”이라고 했다.

친문 좌장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박, 윤 의원에 이어 전해철, 송갑석, 박영순, 설훈 등 비명계 의원들과 연이어 회동했다. 이들은 21일 의원총회에서 하위 20% 논란에 대해 공식 문제 제기를 할 예정이다.

거센 당내 반발에 이 대표는 예정에 없던 긴급 최고위를 열고 수습책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진통으로 생각해 달라. 제가 아끼는 분들도 (하위 평가에) 많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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